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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위구르에선? (I) - 신쟝 위구르의 역사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19. 12. 22. 19:39


    신쟝(혹은 신장) 위구르의 신쟝은 신강(新疆)으로, 문자 그대로 새로운 땅을 말한다. 물론 이것은 중국 측에서 하는 말로 그곳 원주민인 위구르인(人)들로 보면 1300년 전부터 살던 오래된 땅일 뿐이다. 그 땅이 요즘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발단이 된 건 뜻밖에도 외질(Mesut Ӧzil)이라는 프리미어 리그(EPL) 축구 선수의 SNS 발언으로부터였다. 그는 현재 아스널의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터키계 독인인으로 독실한 무슬림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단 그의 SNS 계정을 살펴보자.




    메수트 외질과 문제의 인스타그램 내용



    "중국이 꾸란을 불태우고 모스크를 폐쇄하는 등 이슬람을 탄압하고 있다. 무슬림 학교도 금지당했다. 종교학자들도 하나씩 살해되고 있다. 위구르족들은 탄압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다."


    외질이 13일 자신의 SNS에 올린 중국의 위구르 탄압 비판 글은 즉각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트위터 팔로워 2,440만, 인스타그램 팔로워 2,110만을 거느리는 있었고 이에 파급된 14억 중국 인구의 반향 또한 어머어마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발언은 곧바로 중국어로 번역되어 대륙 전역으로 퍼졌고, 중국 정부 역시 곧바로 반응했다. 예정돼 있던 ’아스날 vs 맨시티’ 중계를 취소하고 아스날 경쟁팀인 ’토트넘 vs 울버햄튼’ 경기를 대신 내보냈던 것인데, 앞으로도 당분간 아스널의 경기는 보기 힘들 듯싶다.


    중국인들은 당연히 격한 반응을 보여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과격한 발언과 행동을 보이는 사진들이 넘쳐났다. 그럼에도 외질은 이같은 역사 속에서 침묵하는 이슬람은 부끄러움으로 남을 것이라는 소신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위구르족을 박해하는 중국 정부보다 그같은 탄압에 침묵하고 있는 이슬람권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었지만 엎어치나 메치나 세계의 이목을 끄는 역할은 같았으니, KBS에서도 어젯밤 중국의 위구르 탄압에 관한 방송을 내보냈다.



    KBS '세계는 지금'에는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다각도로 다루었는데,(위 사진은 '글로벌 24' 캡처)


    그중에서도 무려 100만 명이나 수용돼 있다는 강제수용소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이에 대한 중국측의 주장은 강제수용소가 아닌 직업훈련소라는 것이었다. 

     

    '글로벌 24'의 첨단장비를 이용한 감시망 강화에 대한 보도



    신쟝 위구르 자치구의 분리 독립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은 가히 필사적인 것이어서 오래전부터 다각도의 방법을 기울여왔다. 그중 장기적 정책으로 추구하고 있는 것은 혼혈을 통한 민족 말살 정책으로 위구르족 외의 민족, 그중에서도 한족의 위구르 이주를 장려하고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100만 강제 수용소에서의 노역과 세뇌 공작도 그 일환으로, 문제적 사고의 소유자들을 분리시킴은 물론 사고 방식까지 개조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CNN과 뉴욕타임즈에서 심층 보도를 한 바 있어 이미 세계적인 관심사가 된 사항이다.



    CNN이 촬영한 강제 수용소

    '유출된 비밀 서류로써 밝혀진 중국의 잔인한 강제수용소'


    체포되는 위구르인들

    이들은 눈이 가리우고 묶인 채 수용소로 끌려갔다.


    '끌려간 가족을 찾아주세요'

    수용소에 감금된 가족이 돌아올 수 있게 도와달라 호소하는 위구르인들.


    ICIJ가 공개한 비밀문서

    뉴욕타임즈는 지난달 16일, 2017년에 들어선 직업훈련소가 위구르족 탄압 목적으로 만들어진 강제수용소라는 400쪽 짜리 공산당 내부비밀 문서 내용을 보도했는데, 뒤이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지난달 24일 뉴욕타임스 보도를 뒷받침했다. 중국 정부의 극비문서 상세 자료를 공개한 것이다. ICIJ는 이 문서를 전 세계 17개 파트너 언론사와 공유했다.




    나아가 중국 정부는 첨단장치를 탄압에 적극 이용하고 있는 바, KBS 보도 내용처럼 여행객의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해 문자 메시지와 연락처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중국이 자랑하는 안면 인식 시스템을 동원해 거동수상자를 추적해 감시하기도 한다.(아다시피 중국은 무단 횡단만 해도 CCTV에 연동된 AI가 안면을 스캔해 곧바로 핸드폰으로 벌금 메시지가 날아간다. 다른 나라에서는 인권 문제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을 쉽게 하는 것이다. 조지 오웰이 '1984'에서 말한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초감시 사회가 따로 없는데, 이로 인해 중국의 안면 인식 기술은 점점 발전해 지금은 그 정확도가 99.8%에 이른다고 한다)


    최근 공개된 중국 정부의 극비 보고서에 따르면 수용소의 위구르족은 모국어 사용을 금지당하고 돼지고기 식용이 강요되며 가혹한 육체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불법 장기 적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 촛점은 결국 민족 고유 정체성의 말살에 맞춰져 있다. 분리 독립의 씨앗부터 제거해 그들의 독립 의지를 영구히 봉쇄시키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와 같은 중국의 상황을 나찌의 홀로코스트에 비견하고 최근 홍콩인권법에 이어 위구르인권법을 의결해 지난 12월 3일 하원 의회를 통과시켰다.(찬성 407 반대 1) 하지만 그것이 효력이 있을는지는 의문이다.*


    * 이 법안은 올해 9월 상원을 통과한 위구르법을 강화한 것으로, 이슬람 소수민족 위구르 탄압에 관여한 중국 인사들에게 비자 제한과 자산 동결 제재를 부과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위구르 탄압을 규탄하고, 신쟝 위구르 자치구의 수용소 폐쇄를 촉구해야 한다.



    "중국은 위구르족 강제수용소를 철폐하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비록한 22개국 유엔대사가 외쳤으나,


    "미국은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자 말라"

    는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의 신경질적인 대응이 있었을 뿐이다. 왕이 외교부장 역시 늘 하던대로 수용소는 위구르족의 테러 방지를 위한 분리 대응책이라는 것과, 떠도는 소문을 무턱대고 믿지 말라는 소리를 했다.



    그럼 이쯤에서 신쟝 위구르 자치구의 현황과 역사를 개략적으로 살펴보자. 신쟝 위구르 지역과 중국 역사와의 기원은 아마도 기원전 100년 쯤에 이루어진 한무제(BC 156-87)의 서역 정벌로부터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역대로 중원의 골치덩이였던 흉노에 대해 회유책으로 일관하던 중국이 방향을 바꿔 처음으로 공세를 취했던 것인데, 이로 인해 한나라는 서역 영토를 얻고 실크로드를 열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의 흉노족과 지금은 위구르족은 전혀 다른 민족이니 지금의 위구르족은 744년 위구르 제국을 세운 중앙아시아의 유목민족이다.


    이들 민족은 이때 종교도 불교에서 이슬람교로 바뀌었고, 따라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등 중국 민족과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종교와 식습관만 다른 것이 아니라 외모와 언어(아랍 문자에서 유래된 위구르어를 쓴다)와 풍습이 모두 달라 사실 중국으로 편입되기는 힘든 민족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동투르키스탄인이라고 부른다. 서투르키스탄 지역(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등)의 동쪽에 사는 투르크인이라는 뜻이다. 그들은 그렇게 동투르키스탄인의 길을 걸어왔으나 1759년 청나라 건륭제가 서역(西域)으로 불리던 톈산(天山) 산맥 이남의 위구르 지역을 강제로 복속시키며 청의 지배권에 들어가게 된다.



    한나라 장건의 서역 진출도


    돈황 막고굴에 그려진 '장건 출사 서역도'


    무섭게 팽창한 대청제국(1820년의 판도)



    1881년 제국주의 러시아가 남하 정책을 하며 이 일대를 점령했지만 이듬해 청이 다시 탈환하고 ‘새로운 영토 경계’라는 뜻에서 신장(新疆)으로 명명했다. 이것은 당시 청나라의 힘이 러시아보다 우위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일로서, 이때부터 신쟝 위구르 지역은 청나라의 본격적인 지배를 받게 된다. 이후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쓰러지자 위구르 또한 희망을 갖게 되었던 바, 1933년 드디어 동투르키스탄 공화국(제 1 공화국)이라는 나라를 세웠으나 한족 군벌이 신쟝을 장악하며 소멸돼버린다.


    위구르족은 1945년 2차세계대전 후의 독립 분위기 속에 두 번째로 독립국가를 세우게 된다. 하지만 이 제 2공화국도 1949년 모택동의 중화인민공화국에 합병되어버리고 지금까지 중국의 가혹한 민족차별 정책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과는 워낙에 다른 문화와 역사를 가진 신쟝 위구르 지역인 바, 끊임 없는 독립에의 요구를 외치고 있고 무장 독립주의자들의 간헐적 테러도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 그들이 다시 꿈틀대는 건 미국 트럼프정부가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며 그간 시진핑이 표방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인데, 의외로 위구르의 인권 개선을 요구한 건 미국이 아니라 터키 정부였다.

       ( 자료 출처: dongA com)


    '거대한 수용소로 변한 신쟝 위구르를 원상 회복시켜라'

    중국의 신쟝 위구르 탄압에 가장 큰 목소리를 낸 건 의외로 터키였다. 원조 투르크인 나라의 의리 같은 것이었을까?


    '외질의 물음에 응답하라!'

    위구르 소년이 동투르크스탄에 대한 중국의 탄압 정책을 비난한 외질의 SNS 글을 들어보이고 있다. 외질은 터키 출신이다.


    '외질의 물음에 응답하라'!

    터키 국기를 그린 가면을 쓴 위구르인이 외질의 사진을 높이 들었다. 그의 입을 중국 국기가 그려진 손이 막고 있다. 


    선녀의 강림 디리러바

    지난 10월 30일 위구르인 미녀 배우 디리러바가 내한했다.


    밭 가는 김태희 디리러바

    디리러바의 외모는 우리가 늘 말하는 밭 가는 김태희 삘이다. 위구르인의 뿌리가 투르크계라는 것을 말해준다.


    우루무치 박물관의 고대 미라와 복원한 얼굴

    1980년 이 지역에서 발견된 기원전 1,800년대의 미라로 '누란의 미녀'라고 불린다. 장두형 두개골과 흰 피부를 가진 전형적인 인도유럽계의 백인 미라이나 위구르 민족주의자들은 자신의 조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작 자신들은 중앙아시아계의 투르크인이면서 말이다. 그들 또한 백인 우월의식을 지니고 있는 걸까? 


    우루무치 박물관의 또 다른 미녀 미라


    건조한 기후 덕에 이 지역에서는 자연 상태의 고대 미리가 심심찮게 발견되는데, 깊은 눈두덩과 오똑한 콧날의 이 미라 역시 인도유럽계의 백인에 가깝다.


    속눈썹은 마치 살아 있는 자의 것을 보는 듯.



    * '지금 위구르에선? (II) - 신장 위구르의 독립'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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