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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촌의 숨겨진 역사 II ㅡ 필운동 홍건익 가옥
    토박이가 부르는 서울야곡 2025. 11. 19. 17:53

     

    이른바 서촌에 속하는 종로구 체부동, 누하동, 필운동 등은 서울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오래된 동네이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지금처럼 깊숙이 있지 않고 드러나 있었을 듯하니 왕족, 사대부, 중인들이 많이 거주한 서촌의 중심부였다. 남아 있는 홍종문 가옥은 그 대표적 흔적 중의 하나인데, 체부동 158에 위치한 홍종문 가옥은 공개되지 않는다 하니 필운동의 홍건익 가옥을 대신 올려본다.

     

     

    체부동 홍종문 가옥 / 문화유산청 사진

     

    홍건익 가옥은 조선시대의 것이 아닌 1935년 지어진 건물이나 자연 지형을 살려 배치를 설계한 전통한옥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11년 서울시가 쓰러져 가는 한옥을 매입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약 2년에 걸쳐 허물어진 외벽과 집을 복원하고 목재와 창호, 기와 등 옛 부재에 새것을 더해 2017년 공공한옥으로 시민에게 개방했다. 대지 총면적은 740.5m², 건축 면적은 154.6m²이다.   

     

    홍건익 가옥 배치도
    홍건익 가옥 대문 / 필운대로1길 14-4에 위치한다. 골목 안 대문은 지형을 따라 앉은 한국 전통 동네의 특성 가운데 하나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곧바로 사랑채가 나타난다.
    유리문과 처마 물받이 등에서 근대 한옥의 특징이 묻어난다.
    2015년 보수공사 이전의 사랑채 모습이다. / 국가유산청 자료 (옛 사진은 이 한 장만 올리도록 하겠다)
    사랑채 옆 중문 오른쪽으로 사무실로 쓰이는 건물이 보인다. / 안에 보이는 건물은 안채다.
    중문을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안채 / 댓돌과 마루 사이를 막는 팔괘 문양의 어모판이 보인다. 통풍과 보온의 기능을 한다.
    안채의 대청 / 전통적 우물마루와 격자창을 볼 수 있다.
    별채와 후원으로 통하는 안채 옆 협문 / 우물이 보인다.
    우물과 일각문 / 일각문을 들어서면 지대가 높아지며 단차를 살려지은 홍건익 가옥의 특징이 드러난다.
    일각문 오른쪽의 별채
    별채의 꽃담 / 인스타그램 사진
    별채에서 올려본 후원 / 후원 오르는 경사를 이용해 오른쪽 땅을 파 빙고를 만들었다.
    빙고 / 인스타그램 사진
    일각문 위쪽에서 몸을 돌려 안채 쪽을 찍었다.
    후원 오르는 왼쪽 단차 공간에 붉은 단풍나무를 심었다.
    후원에서 내려본 홍건익 가옥 / 대문 · 사랑채 · 안채 · 별채의 배치가 한 눈에 들어온다.
    후원 담장 너머로 보이는 회화나무

     

    필운동 홍건익 가옥은 근대시기의 한옥과 전통 한옥의 특징을 동시에 보여주는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시 민속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이때 집의 명칭을 무엇이라고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분분했다고 한다. 홍건익이란 사람이 무명의 인물이라는 데 원인이 있었던 바, 무명씨는 이래저래 서럽다. 하지만 홍건익은 이 건물의 신축자로서 등기부 상에 명확하게 올라가 있는 만큼 '홍건익 가옥'으로 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주장이 채택돼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

     

    다른 후보자의 이름은 역관 출신의 개화사상가 고영주(1839~1914)와, 을사늑약의 체결을 끝까지 반대했던 대한제국 참정대신 한규설의 외손자인 심재홍이었다. 그들이 이곳에 거주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1934년 홍건익이 부지를 매입한 후, 기존 가옥을 허물고 1936년까지 현재의 건물들을 신축했다는 사실이 일제강점기 토지대장과 가옥대장에 분명히 나타난 있어 결국 '홍건익 가옥'이 되었다. 그는 상인이었다는 것 외에 알려진 것이 없다.

     

    홍건익 가옥 후원 담장 너머로 보이는 회화나무를 좀 더 살펴보기 위해 동네를 빙돌아 나무가 서 있는  환경운동연합센터 마당으로 와 보았다. 백사 이항복이 식재했다는 구전이 전하는 이 회화나무는 수령이 약 400년이라고 하는데, 이항복은 400년 이전의 사람이니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다. 나뭇가지가 아직도 무성한 것을 보니 아무래도 수령은 400년 안쪽인 듯 보인다. 아무튼 이렇게 가지가 무성한 회화나무를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본 회화나무
    아래쪽으로 홍건익 가옥 별채 지붕이 보인다.
    나무의 팻말
    오면서 걸은 골목길
    그러다 만난 이 풍경은 꽤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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