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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의 시대착오적 '패가망신' 발언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2026. 6. 16. 23:33
올림픽공원 투표함 사수 집회가 12째로 접어든 가운데 어제(6월 15일)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의 '패가망신' 발언이 현장 안팎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알다시피 현재 경찰청장은 공석인데 그다음 지위라고 할 만한 서울경찰청장이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예고하는 과정에서 "아무 생각 없이 옆에서 불법 행위에 동조했다가 공범으로 적용될 경우 패가망신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뒤집어졌다. "한국 경찰이 사람을 특정해서 체포하는 건 최고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한 발언도 문제가 됐다.
이에 "시대착오적인 시건방진 협박"이라는 성토가 쏟아졌다. 더불어 "중국 공안이나 쓸 법한 겁박의 언어"라며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그렇잖아도 경찰은 현재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잠실 7동 제2투표소 내의 투표함을 탈취하는 과정에서 시민에 대한 과도한 폭력을 가해 문제가 되었음에도 다시 '패가망신' 운운하며 분노한 민심의 목소리를 '입틀막'하려는 시도를 보이자 시민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이 발언은 당연히 여당의 거센 항의를 불러 왔으니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주진우, 김장겸 의원 등이 6월 16일 오후 서울경찰청을 직접 항의 방문해 해당 발언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면담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 보좌진과 서울경찰청 직원 사이에 몸싸움이 발생하는 등 현장 갈등이 극에 달했다. 면담이 이루어진 후 박정보 청장은 평화적인 의사 표현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이므로 적극 보장하겠다는 전제를 두었으나 명백한 불법 및 업무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사법 처리하겠다는 강경한 기조를 유지했다.

속 탄다. /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을 항의 방문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힘 위원들과 질의응답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DB) 내 생각으로는 아마도 박정보 청장은 이재명이 즐겨 사용하는 위협 언어인 '패가망신'을 빌어온 듯하다. '패가망신'(敗家亡身)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집안의 재산을 다 써 없애고 몸을 망침'으로 설명 돼 있다. 매우 끔찍한 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박정보는 어떻게 피의자 집안의 재산을 다 써 없애고 몸을 망치게 할 수 있을까? 변호사 비용으로 재산을 다 날리게 하겠다는 뜻일까? 아니면 고문으로 몸을 망가뜨리겠다는 소리일까?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며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아니, 이것은 저 조선시대에도 불가능했던 일이다. 조선 성종 때 좌·우로 나뉜 포도청은 수도 한성부와 경기 일대를 관할하며 치안, 도적 체포, 야간 순찰, 그리고 사상범 단속 등 오늘날의 경찰과 같은 임무를 수행했다. 좌포도청은 현재의 종로구 돈화문로 28 일대로, 지하철 종로3가역 9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단성사 터의 역사를 적은 담벼락 아래 표석이 있다.

좌포도청 표석 우포도청은 현재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가 광화문우체국 자리에 있었으며 바로 앞 길가 화단에서 표석을 찾을 수 있다. 좌포도청은 서울의 동부·남부·중부 지역과 경기 좌도를 관할했고, 우포도청은 서울의 서부·북부 지역과 경기 우도를 관할했다. 포도청의 우두머리인 포장(포도대장)은 종2품 무관으로 오늘날의 경찰청장에 해당한다. 역사상의 유명 포장으로는 국초(國初)의 이양생, '임꺽정의 난'을 진압한 남치근, 고종 때의 이경하 등을 들 수 있다.
앞서도 말한 바 있는 이경하는 흥선대원군 집권 시절, 수많은 천주교인을 형장으로 보내 낙동염마(駱洞閻魔, 낙동 염라대왕) 혹은 낙동장신(駱洞將臣)으로도 불린 무시무시한 사람이었으나 형조나 의금부로 이첩해 처리했을 뿐 직접 죽인 예는 없다. 법으로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찰도 마찬가지로 기소는 검찰청(향후의 기소성)의 도움을 빌릴 수 있을지언정 직접 판결해 패가망신시키지는 못한다.
경찰청장 박정보는 조선시대 포도대장도 하지 못한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다만 잡아들일 수는 있을 터이니 오늘 아침 시도를 하려 했는지 올림픽공원으로 경찰 백여 명을 보냈다. 유튜브로 이 소식을 전해 듣고 깜짝 놀라 오전부터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다행스럽게도 저녁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저 대진연(대학생진보연합)의 웬 또라이 같은 여학생 한 명이 핸드볼경기장 실내 입구를 온몸으로 봉쇄한 탓에 내부 사정을 알아보려던 국힘의 장동혁 대표마저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 나와야 했다. 그 또라이 여학생은 몇 시간 후 동료들의 비호를 받으며 얼굴을 가린 채 도망갔다.

오늘의 핫플 핸드볼경기장 2-1번 게이트 앞 

안에 들어갔다 나오는 국힘 장동혁 대표 / 확성기를 든 사람은 손수조 대변인. 
대진연 방해로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임을 설명하는 장대표 
촛점은 여전히 잠실 7동 제2투표소 투표함으로 모아지고 
마찬가지로 안을 응시하는 장동혁 대표와 박준태 의원 
이 상황을 중계하는 이영돈 PD 
우연찮게 국힘 박충권 의원이 잡혔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 갑자기 나타난 견공 가족 
모두 아홉 마리인 이 견공 가족은 
현장의 누구보다도 더 큰 관심을 받았다. 
드러나지 않지만 이 악마의 존재 역시 관심을 잃지 않고 있다. 
올림픽공원역 입구의 6.3지방선거에 대한 재선거를 묻는 찬반 스티커 / 반대 쪽에는 스티커가 아예 없다. 
반대가 없는 투표는 공산주의, 그래서 내가 하나 붙였다. 그러자 잠시 후 누군가 신기해 그것을 가리키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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