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대해 창시자 문선명과 그동안의 교세(敎勢), 그리고 현 총재인 부인 한학자 여사까지, 개인적 경험을 첨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은 우리에게는 통일교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종교단체이다. (☞ '통일교 문선명과 합동결혼식 & 정치자금') 그리고 그후 세상은 또 급변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아직 영어(囹圄)의 몸이지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신분일 때 4000만원 정도의 현금과 까르띠에·불가리 명품 시계 2점을 받아갔다는 주장이 제기된 (통일교 내 서열 2위라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전재수는 재수 좋게 지난 6.3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시장이 되었다. 아울러 뇌물 혐의로 특검에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윤영호 전 본부장은 (김건희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 청탁을 위해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어제(7월 9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형이 확정됐고, 작년 9월 위 사건과 연계돼 구속됐던 한학자 총재는 고령 및 건강상의 이유로서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주거는 병원 등으로 제한된다.
서울구치소 앞에 설치됐던 '독생녀 한학자' 총재 응원 부스
위 사건에서 세인의 이목이 가장 집중된 때는 작년 12월 10일, 윤영호 본부장이 1심 선고를 받을 때였다. 당시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주차장은 취재진의 차량 등으로 빈 자리가 없을 만큼 꽉 들어찼는데, 그도 그럴 것이 윤영호는 앞서 통일교로부터 돈을 받아갔다고 흘린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외에 뇌물을 받은 민주당 인사 10여 명의 이름을 최후 진술 때 모두 불겠다고 예고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통일교를 해체시켜 버리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엄포 때문인지, 아니면 모종의 딜이 존재했는지, 아니면 아직은 패를 쥐고 뻥카를 치는 것이 재판에 유리하다고 여긴 것인지 까겠다는 이름은 단 한 사람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것은 2심, 3심 때도 마찬가지였으니, 그렇듯 심심하게 어제 윤영호 본부장에 대한 모든 재판이 끝이 났다. 보나 마나 한학자 총재의 재판도 그렇게 심심하게 끝날 것이다. 한 총재의 1심 선고 공판은 2026년 8월 31일 오후 2시 10분으로 지정돼 있다. 특검은 앞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한 총재에게 징역 13년의 중형을 구형한 바 있지만 아마도 구속된 기간만큼의 실형으로 마무리될 듯싶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더니 처음에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지켜봤던 세기의 신흥 종교 통일교와 이재명 정부와의 한판 승부는 결국 불꽃 튀는 장면 한 번 없이 사그라지고 말았다.
이상의 재판과는 무관하게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위치한 통일교 원(元)본부교회를 다녀왔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이름의 장소지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서는 이 원본부교회와 구(舊)본부교회건물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는 계획을 안고 3년째 새벽기도회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 건물은 이미 서울시에 의해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된 상태이다. 서울시는 "1950년대 통일교 교세 확장의 중심지로 역사적 의미를 갖는 건축물이자 건축미를 갖춘오래된 일본식 가옥"으로서의 가치 인정해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원본부교회 입구의 '서울미래유산' 동판용산구 청파로 47나길 83의 원본부교회 / 서울미래유산 제2019-015원본부교회의 내부 / 서울미래유산 DB
이 건축물은 전형적인 일본 주택 양식의 목조 건축물로 청파동 언덕에 자리한 20평 남짓의 적산가옥이다. 이 역시 소문난 잔치처럼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사실 이 정도의 규모를 갖추고서 이만큼 완벽하게 남아 있는 적산가옥도 드물다. 그리고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에서는 가히 '성지'로 불리 만한 곳이니 이 건축물은 지난 1955년 문선명 교주가 서대문형무소에서 석방된 뒤 얻어 본부로 사용해 왔다.
그 시절의 모습
이곳에서 문선명은 통일교 교리인 <원리강론>을 완성했다고 하는 바, 그들에게는 역사적 장소임에 분명하다. 문선명은 또 1955년 10월 세계기독교신령협회(현 통일교 전신)를 이곳에서 출범시켰던 바, 이와 같은 역사성으로 '통일교 성지순례 1번지'로 꼽힌다고도 한다. 지금 이 건물은 청년대학생 시설인 '효정유스센터'로 활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문이 닫혀 있어 들어가 볼 수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밖에서 보이는 것만 찍어왔지만 조만간 절차를 밟아 아래 구(舊)교회건물과 함께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밖에서 본 원본부교회근방에 있는 통일교 구(舊)본부교회도 2019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건축가 이희태의 작품으로 서울시는 "시민의 기억과 감성이 담긴 가치 있는 근현대 문화유산"이라는 선정 이유를 들었다. 40세의 문선명과 17세 한학자가 결혼식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청파로 대로변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