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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오랜 인류의 직계 조상 'LD 350-1'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19. 8. 31. 23:55


    2013월 1월 아프리카 에디오피아 레디 게라루(Ledi-Geraru) 지역에서 치아가 붙은 고대 인류의 왼쪽 아래턱뼈 하나가 발견되었다. 미국 라스베가스 네바다 대학 빌모아레(Brian Villmoare) 박사가 이끄는 탐사팀이 이룬 쾌거였는데, 발견자는 우연찮게도 탐사팀 소속의 에디오피아인 카라츄 세욤(Chalachew Seyoum)이었다. 이 아래턱뼈가 중요한 이유는 300만 년 전에 번성했던 '남방 원숭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240~250만 년 전에 등장한 인류 호모 하빌리스 사이의 50만 년의 간격을 채워줄 '진화의 연결 고리'를 찾았다는 데 있었다.





    그 50만 년은 너무도 긴 시간이었기에 이를 메워줄 화석의 출현은 늘 고대돼 왔었다. 아무리 봐도 뇌용적 400cc의 원숭이에 불과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다음에 뇌용적 640cc의 석기 사용자 호모 하빌리스가 놓이는 것은 너무 어색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50만년 만에 뇌용량이 200cc 이상 커지고 턱이 확 줄었들었다는 것은 진화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었다.(턱의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들이 도구를 이용해 고기를 잘라 먹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발견지 '레디 게라루'의 이름을 따 붙여진 LD 350-1이란 화석은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곧바로 온라인 속보로 게재되었으며 그와 동시에 세계 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LD 350-1은 곧 호모 하빌리스와 호모 루돌펜시스에 앞서는 인류 직계 조상의 것으로 분류되었다. 턱뼈의 두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 얇고 작았지만 호모 하빌리스보다는 두꺼운 애매한 상태였고, 치아의 배열이나 크기 역시 두 종족의 중간 정도였지만 학자들이 이것을 최초의 인류 직계 조상으로 분류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것은 턱뼈에서 발견된 치아의 형태와 묻어난 생활습관이 현대인과 거의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었던 바, 그것을 현대인의 조상으로 여기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까닭이었다.(이를테면 어금니가 사랑니보다 더 많이 마모되고 어금니가 사랑니보다 작은 것 등등....) 아울러 발굴팀은 화석을 덮고 있던 레디 게라루의 화산재를 280만~275만 년 전의 것으로 분석하였던 바, LD 350-1이 275만 년 전에 나타나 존재했던 인류의 직접 조상임을 밝혀낼 수 있었다.

    에디오피아 선사 유물과 화석이 발견된 곳

    왼쪽 위 워란소 밀레에서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가, 가운데 레디 게라루에서는 LD 350-1이, 아래쪽 하다르에서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루시)가 발견됐다.


    B, C, D는 하악골 A를 여러 각도에서 찍은 것이며, E는 위에서 말한 치아의 형태와 마모 상태를 보여준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루시)와 LD 350-1의 하악골 두께 비교


    진화 가지

    LD 350-1과 AL 666-1은 정식 학명을 얻지 못했다. 보다시피 이래서.....


    에디오피아 하다르에서 발견된 AL 666-1



    연구진들이 또 한가지 주목한 것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屬)과 호모 속의 급격한 분리인데,(아래 그림 참조) 이 같은 급속한 분화는 당시의 빈번한 지각변동과 화산폭발로 인해 기후가 건조하게 변했고, 이에 적응하기 위해 동물들의 진화 속도가 빨라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생물들이 변화된 환경에 생존의 위기를 느끼면서 더 빠르고 다양하게 진화했다는 것이다.



    ※ 속과 종의 분리는 아직 고고학자들의 이견이 많은 분야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기독교인들이 창조론의 합당성을 말하며 들이대는 다음과 같은 말이다.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했다 하면 지금도 원숭이가 진화해 인간이 돼야 하는데, 왜 그러지 않는가?"


    사실 나는 이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그때마다 상대방을 확실히 깨치게 만들 수 있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지금도 대답은 같다. "그들은 뿌리는 같았으나 약 600만 년 전 쯤에 가지가 분리되어 인간, 침팬지, 보노보가 각각 진화의 길을 달리하였으며, 그중 인간이 가장 많은 진화를 겪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 답은 여전히 먹히지 않고 있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 달리 해볼 말이 없으며, 한편으로는 제 아무리 잘 설명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지 않을까 여겨지기도 한다.





    LD 350-1가 발견된 레다 게라루 일대와 화석 사냥꾼들




    최초 발견자 카라츄 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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