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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전설 따라 삼백만리 2020. 3. 28. 06:01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를 찾는 일은 음악의 원류를 찾는 일과 같다. 우리 인류는 언제부터 음악과 함께 했을까? 학자들은 현생인류가 출현한 4만년 전 이미 온음계를 갖춘 음악이 존재했으리라 여기고 있다. 그것을 추정할 수 있는 선사시대의 악기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현생인류의 출현과 더불어 음악이 시작됐던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언제 시작되었는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그 당시 음악의 형태가 어떠했는지에 대한 추정은 불가능하다. 다만 동굴벽화와 같은 시각적 회화와 달리 청각적 음악은 장소의 구애를 받는 것이 아니니, 선사시대 사람들이 흥얼거리며 박수를 치거나 발을 구르거나 나무때기를 두드리는 것 모두가 음악의 기원일 수 있을 것이다.
최초의 음악과 악기는 이와 같은 형식이었을 것이다. 오른쪽 원시인이 연주하는 악기가 슬릿 드럼이다.
아래의 악기는 2008년과 2012년, 독일 남부 슈베비셰 알프에서 발견된 것들이다. 그중 바로 아래, 구멍 4개 난 피리는 4만년 전 초기 구석기 시대의 악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형태가 완전하다. 이 피리의 길이는 20cm 정도로 연주자가 공기를 불어넣었을 피스 부분은 V자 형태로 다듬어져 있으며 4개의 지공은 당시 이미 음계가 존재했음을 암시한다. 실제로 이 악기는 지난 2010년 벌프 하인에 의해 복제품이 연주되며 구석기 시대의 5음계가 재현되었다.
독수리 뼈 피리
2008년 독일 남부 슈베비셰 알프의 홀로 펠스 동굴에서 발견된 42000~43000년 전의 플룻이다.
매머드 상아 피리
2012년 독일 남부 슈베비셰 알프의 가이센크로스테르 동굴에서 발견된 42000~43000년 전의 플룻이다. 길이 18.7cm로 상대적으로 복잡한 멜로디를 연주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루미 뼈 피리
중국 지아후 신석기 시대 유적에서 발견된 기원전 7000년경의 피리. 대통의 7개 지공은 현대의 관악기와 거의 같은 운지법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때 이미 현대와 같은 음계를 갖췄다는 얘기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보다 훨씬 더 오래된 관악기가 존재한다. 1997년 7월 슬로베니아의 고고학자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 슬로베니아 지역에서 발견한 아래 피리 형식의 관악기는 무려 6만 7천년 전의 것으로서 이 악기를 연주한 사람은 다름아닌 네안데르탈인이다. 앞서 포스팅한 '어느 네안데르탈인의 슬픈 죽음 (II)'에서 그들의 뛰어난 감수성을 거론한 바 있는데, 그 문장을 다시 가져와 보았다.
1908년 프랑스 라샤펠오생(La Chapelle-aux-saints)에서 발견된 아래 네안데르탈인 유골은 시신의 주변에 장식된 꽃들로서 유명하다. 매장자는 늙은이로, 척추와 골반에 문제가 있어 오랫동안 거동이 불편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유골을 두고 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처럼 매장을 하고 꽃까지 장식할 정도의 감수성이라면 아마도 매장자를 죽기 전까지 돌봐 주었을 것이다."
시신 곁에 꽃들을 놓았는데 그것이 함께 화석이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
Divje 베이브 플루트라고 명명된 이 악기는 곰의 대퇴부 뼈를 깎아 만들었다.
그토록 뛰어난 감수성의 네안데르탈인이 만들어 연주한 악기의 소리는 과연 어떠할까? 재현된 그 소리를 들어보시기를 강력히 권유드린다. 그 청아하고도 구슬픈 소리는 현대의 어떤 악기로도 대체하지 못한다.
기타 선사시대에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악기들을 오케스트라와 함께 소개해 올린다.
놀라운 구석기 시대의 오케스트라
사진 왼쪽과 오른쪽의 불로러(Bullroarer)는 끈을 묶어 돌리는 악기인데, 아래와 같은 상상 초월의 타악기도 존재했다.
최초의 실로폰은 아마도 이와 같은 형태였을 것이다.
이 동물 뼈 악기는 긁어 소리를 냈을 터이다.
기원전 2800년의 이집트 북
최초의 북은 37000년 전 매머드 가죽으로 만들어졌다고 함.
17,000년 전의 불로러
끈을 묶어 돌리는 악기로, 돌리는 속도에 따라 음높이가 조절된다.
4,500년 전의 우르(Ur) 하프
1929년 레너드 울리가 발굴한 메소포티미아 우르 왕조의 하프로 역사시대의 가장 오랜 악기이다.(☞ '아브라함이 만난 UFO와 가나안 이주의 진실 I')
우리나라 최초의 현악기 공후(箜篌)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등이 연주된 고조선 시대의 악기로 최소한 BC 108년은 상회한다.
전효성인줄....? ^^
내친김에 리즈 시절의 전효성 움짤 투 샷
* '리얼? 14만 년 전의 악기 쉰(塤)'으로 이어짐 → 클릭?(이건 약간 무거운 주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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