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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능력과 신앙, 그 믿음의 허실(3)ㅡ가스라이팅
    신 신통기(新 神統記) 2021. 10. 14. 08:44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심리적 조작을 통해 타인의 인지능력을 흐리게 만듦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지배력을 잃고 가해자에게 조종당하게 되는 (혹은 가해자에게 의존하게 되는) 일을 말한다. 이 말은 패트릭 해밀턴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1944년 미국 영화 '가스등(Gaslight)'에서 유래한 말로, 까닭에 가스등 효과 또는 와사등(瓦斯燈=가스등) 효과로도 불린다. 하지만 대중에게는 생소한 말이었는데, 최근 서예지라는 여배우가 어떤 남자 연기자를 '가스라이팅'한 사실이 매스컴을 타며 일약 유명해진(?) 어휘이다.

     

     

    '가스등'의 포스터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서의 서예지

     

    엊그제(2021. 10. 06) 뉴스에서는 가스라이팅의 피해자인 30대 A 씨가 중학교 3학년 때이던 지난 2003년부터 최근까지 가해자인 학원 원장 B(여·55) 씨부터 가혹행위를 당한 일이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A 씨는 원장 B(여·55) 씨를 만나 그의 조언에 따라 대학과 학과를 결정했으며, 대학 4년 동안 B 씨 집에 머물면서 교습소에서 과외교사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고,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B 씨 집에서 생활하며 과외교사로 일하는 외에 빨래와 청소 등 가사까지 도맡아 했다.

     

     A 씨는 부모로부터 받은 학비 수천만 원도 B 씨에게 뺏겼고, B 씨로부터 폭행과 성 학대도 당했다. B 씨는 또 A 씨 및 내연남의 딸에게 자신의 인분과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기도 했으며 서로에게 가혹행위를 시키기도 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원장 B 씨에게 상습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는데, "A 씨가 피해자 부모에 대한 부정적 인심을 심어주고 신뢰를 얻는 방법으로 쉽게 심리를 지배했다"며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이뤄진 폭행과 가혹 행위의 정도가 중하다. 범행이 비인륜적이고 죄질이 극히 좋지 않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와 같은 가스라이팅은 언뜻 생소한 듯 여겨지지만 우리 주변에 널린 가학행위로써 고래(古來)로부터 양반과 상놈 간에 존재해왔고, 부모 자식 간에 존재해 왔으며, 또 교회와 같은 종교단체에서도 상존했다. 다만 그것이 물리적인 폭력처럼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가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할 뿐인데, 이제 계급의 시대는 갔다. 다만 부모 자식 간에야 어쩔 수 없는 문제이겠으나 교회와 같은 종교단체 혹은 일대일의 관계에서도 가스라이팅이 있다면 그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앞서 말한 7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목사가 운영했던, 그리고 최근 활동을 재개한 그 교회에서 일어난 일들은 종교단체에서 야기된 가스라이팅의 대표적인 경우가 되겠다. 그 실상을 방영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의 학대당하는 교인들을 보면 가스라이팅의 심각도가 드러나니, 교회 신도들을 목사에게 심리적으로 완전히 장악당해 구타를 당해도 저항하지 못했고, 신도들끼리 서로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하는 '타작마당' 의식에서도 순종을 보였으며, 나아가 모녀가 상호 따귀를 때리고 머리채를 쥐고 흔드는 막장의 광경도 연출됐다. 

     

     

    방영 내용에 따르면 목사 신씨는 교인들의 여권을 빼앗아 집단 숙소생활과 강제노동을 시켰으며 피지에 거주하게 해주겠다며 돈을 가로채기도 했다.
    두 번째 방영(1183회) 분에 따르면, 하나님의 대언자임을 선포하고 신도들을 심리적, 육체적으로 지배해온 신 목사는 ‘타작마당’이라는 의식을 통해 본인은 물론이요 가족 간 신도 간의 끔찍한 폭행과 아동학대를 자행해왔다.
    '타작마당'
    더 끔직힌 장면/모녀 상호 폭행
    이 사실을 보도한 SBS와 신 목사를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서 허모 형사를 규탄하는 교회

     

    종교집단은 어쩌면 가스라이팅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곳이다. 이를 테면 교회의 경우, 교인은 자신들의 목사를 신의 대리자쯤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는 예수님 말씀을 믿는 곳이 아니라 목사님 말씀을 믿는 곳이라는 자조적인 말도 생겨났는데, 이에 대해서는 내가 구구절절이 설명할 것도 없이 작년 동대문의 어떤 교회(내가 실명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앞서 설명했다)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도한 뉴스와, '똥 먹이는 교회 노예가 된 교인들'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PD수첩의 내용을 보는 편이 현실 파악에 용이하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 교회의 교인들은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어린 아이나 노인이 아닌 청년이 절대다수라고 한다. 그것은 이 교회가 '제자사역'이라는 특수한 목표를 갖고 세워진 까닭이라고 하며, 이에 그 청년들을 교계의 리더로 키우기 위한 각종 훈련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들은 이것을 LTC(리더십 트레이닝 코스)라고 불렀는데, 그 과정 중에 인분과 구더기를 먹는 훈련을 했다는 교인도 있었다.

     

    이들에게 훈련 단계 가장 꼭대기에 있는 일명 '탑 리더'로 불리는 교회 담임 목사가 있었다. 그는 교인들에게 예수와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 목사가 가는 길에는 교인들이 항상 벌떼처럼 몰려다녔는데, 때로는 탑 리더에 대한 숭배가 물질로도 이어졌다. 교인들은 교회 특유의 지정헌금 제도를 통해 담임목사가 지정한 헌금과 헌물을 바쳤고, 김 목사는 2억원이 넘는 고급 외제차를 헌물로 받았다.

     

    이 교회는 일반적인 교회에서 볼 수 있는 헌금제도가 아닌 목사가 지정한 액수의 헌금을 바치는 특이한 방식으로 운영되었는데, 매주 적잖은 돈이 걷혔음에도 교인들은 늘 교회가 빈궁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까닭은 헌금의 대부분이 부동산 매입에 쓰였기 때문이니, 최근 5년 간(2020년 5월 기준) 토지를 구매하는 데에 들어간 돈은 약 60억원으로 토지 규모는 16만 평이 넘는다고 한다.  

     

     

    연합 뉴스 

    mbc 뉴스
    PD수첩 예고편
    이를 보도한 mbc PD수첩/교회측에서 요구한 방영 금지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어 방영됨
    PD수첩 '목사님 지정헌금의 비밀' 편에서는 "돈 벌어 헌금하세요. 그게 답이야, 그게"라는 2018년 11월 4일의 설교 멘트와,
    목사님 따님이 유튜브를 개설해 자신의 발레시아가 가방을 자랑하는 장면 등이 소개되었는데,
    "영상 올린 거 보면서 딱 드는 생각이 내가 제대로 속았구나....."하고 생각하는 교인도 있었으나 이렇게 깨닫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리고 우리의 일반적 생각과 달리 교회도 끄떡없다.
    교인들은 목사님을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 밖의 누군가는 분노를 이렇게 표현했고
    이처럼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뉴스 앤 조이' 사진

     

    * 4편 '로젠탈 효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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