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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오스 동굴에서 발견된 데니소바인의 치아 화석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2. 5. 18. 23:53

     

    데니소바인(Denisovan)은 네안데르탈인의 사촌뻘쯤 되는 인종으로, 약 5만년 전만 해도 현생인류와 공존하며 일부는 통혼까지 하며 산,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으로 추정되는 선사시대인이다. 그럼에도 인류는 존재조차 몰랐다가 2008년 7월, 러시아 데니소바 동굴에서 6~7세 소녀의 작은 손가락 뼈 하나가 발견됨으로써 그 존재가 규명되기 시작했다.(☞ '데니소바인 완전정복')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뼈조각
    이 부분 (새끼손가락) 뼈임.
    위 뼈조각이 발견된 러시아 중부 데니소바 동굴

     

    그런데 앞서도 말했지만 데니소바인은 아래 '인류 진화가지 그림'에 나타나 있지 않다. 그의 두개골은 필시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의 위 쯤에 위치해 있어야 하는데, 없다. 그 수는 드물지만 데니소바인의 뼈는 이후 한 차례 더 확인되어 존재가 확실해졌음에도 보다시피 진화의 곁가지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왜일까? 대략 짐작되는 이유는 두 가지로, 그 첫째는 데니소바인이 유럽인의 조상이 아니기 때문이고, 두번 째는 여지껏 제대로 된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류의 진화가지
    추정되는 데니소바인의 위치

     

    그런데 오늘(2022.05.18) 라오스 고대 동굴에서 데니소바인 소녀의 것으로 추정되는 어금니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파브리세 데메테르 덴마크 코펜하겐대 글로브연구소 교수와 클레망 자놀리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 연구원, 로라 샤켈포드 미국 일리노이대 인류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라오스 석회암동굴에서 발굴한 어금니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1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보고한 것인데, 그 발견지점이 라오스 동굴이라는 점이 더불어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데니소바인의 어금니 화석
    위 치아가 발견된 라오스 북동부 '탐 은구 하오' 동굴 / 이 석회암 동굴에서는 동물 뼈 화석도 다수 촐토됐다.

     

    앞서도 말했듯 데니소바인의 DNA는 일부가 동남아시아 원주민 및 폴리네시아·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에게서 발견되는 바, 동남아시아가 현생인류와 데니소바인이 만나는 지점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것은 지금껏 추정해온 데니소바인의 이동 경로와 얼추 비슷해 흥미로운데, 다만 이번에 발견된 어금니는 너무 오래돼 탄소연대 추정이 불가능했고, 유전자도 덥고 습한 날씨에 제대로 남아있지 않아 직접적인 분석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한다.

     

     

    데니소바인의 이동 루트

     

    다만 주위 환경의 분석에 따른 간접 분석은 이루어졌는데, 우선 어금니가 발견된 주변 퇴적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시기를 약 16만4천∼13만1천년 전으로 특정했다. 또 어금니에 남은 단백질과 형태를 분석해 3.5∼8.5세에 죽은 소녀에게서 나온 치아라는 점도 밝혀냈다. 아울러 X선을 이용해 어금니 내부를 3차원(3D) 영상으로 재구성하고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등 다른 사람 속(屬) 인류와 비교해 데니소바인에 가장 가깝다는 결론에 이르렀는데, 3D 프린터로 재현된 얼굴은 아래와 같다.

     

     

    이번에 발견된 치아 화석과 복원된 얼굴
    복원된 얼굴 / 뒤 그림은 과거에 제작된 데니소바인
    데니소바 동굴의 뼈를 근거로 2008년에 제작된 데니소바인 소녀 / 화석에서 채취한 DNA를 사용해 복원한 최초의 사례이다.

     

    이번에 발견된 치아 화석은 네안데르탈인의 특징도 공유해 네안데르탈인 어금니일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네안데르탈인이 동남아시아까지 진출한 흔적이 없다는 점에서 희박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 지적으로 유럽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는 네안데르탈인의 화석은 오늘날 코카서스 인종과 폴리네시아인, 호주 원주민 및 아메리카 원주민의 조상을 구별하는 주요 지표가 되고 있다) 아울러 이 어금니는 현생인류나 다른 화석 인류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으며 아래 란주에서 발견된 치아 화석과 가장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란주에서 발견된 16만년 전 데니소바인 하악골 / 1980년 란주 바이쉬야의 동굴에서 발견되었다. 이후 란주대학으로 옮겨져 보관되다 2016년 독일 막스프랑크 연구소의 도움으로 데니소바인의 DNA가 추출되며 데니소바인의 하악골임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번 발굴을 통해 데니소바인이 기온이 낮은 유럽지역에만 산 것으로 추정되는 네안데르탈인과 달리 추운 시베리아에서 무더운 동남아 열대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후에 적응해 살았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굴로서 데니소바인 유전자를 최대 6%까지 지닌 호주 원주민과 파푸아 뉴기니 등지 주민들의 기원은 더욱 확실해진 셈인데, 데니소바인이 약 40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에서 갈라져 나와 시베리아와 동남아 지역에서 주로 살다가 3만~5만년 전 멸종했다는 견해는 변함 없었다. 

     

     

    이번에 치아 화석이 발견된 라오스 동굴
    같이 발견된 동물 뼈 화석
    데니소바인 생활 상상도 / 최소한 불과 석기를 사용할 줄 알았으며 장례를 치렀다.
    현생인류(좌) 네안데르탈(가운데) 데니소바인 두개골(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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