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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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의 핫 플레이스 혜정교를 아시나요?서울의 다리 2022. 3. 3. 00:17
혜정교(惠政橋)는 지금의 광화문우체국 옆에 있던 다리로, 중학천(中學川)을 가로질렀다. 중학천은 백악산 삼청동 계곡에서 발원하여 중학동을 거쳐 청계천으로 유입되는 하천으로, 삼청동의 동쪽을 흐른다 하여 삼청동천으로도 불렸다. 이 하천은 오래전 복개된 까닭에 혜정교는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없고, 이렇다 할 사진조차 전하는 게 없다. 하지만 뜻밖에도 혜정교 돌다리 부재의 일부가 탑골공원에 전하는데, 공원 안에 같이 있다가 종묘 앞으로 옮겨진 앙부일구(해시계) 받침대석 역시 본래 혜정교에 있던 것일 게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알기 위해서는 66권의 내용을 참고하는 편이 빠르다. (세종 16년 10월 2일) 처음으로 앙부일구(仰釜日晷)를 혜정교(惠政橋)와 종묘(宗廟) 앞에 설치하여 일영(日影)을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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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서린 수표교서울의 다리 2022. 2. 26. 23:54
청계천 수표교(水標橋)는 1406년(태종 6)에 처음 세워진 다리로 청계천 7개의 다리 중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는 유일하다. 하지만 지금의 다리가 태종 때의 것은 아니니, 창건 당시 나무로 만들어져 마전(馬廛, 우마에 관련된 물품을 파는 시장) 부근에 걸렸던 마전교(馬廛橋)가 돌다리로 대체된 것이 곧 수표교이다. 수표교가 언제 만들어졌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짐작으로는 1441년(세종 23) 청계천 수위 측정을 위해 세운 수표(水標) 이전, 혹은 그와 거의 동시에 만들어졌을 것이라 여겨진다. 수표교라는 다리 이름이 바로 그 수표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수표교의 수표는 지금 청량리 세종대왕기념관에 옮겨져 보물 제838호로 보존돼 있는데, 수표교를 살펴보기 전, 다리 이름이 연유된 그 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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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와 광통교는 같을까, 다를까?서울의 다리 2022. 2. 24. 02:14
광교와 광통교는 같을까, 다를까? 대광통교(大廣通橋)는 또 뭘까? 청계천을 걷다 보면 이런 생각을 아니 가질 수 없다. 분명 광교를 지났는데 비슷한 이름의 광통교가 다시 나오고, 또 대광통교라는 말도 심심찮게 쓰이기 때문이다. 이 의구심을 부추기는 것이 광교 옆 신한은행 본점 입구에 있는 옛 광통교 표지석와 광통교 모형이다. 거기에는 분명, 서울 정도 500년을 기념해 그 4분의 1로 축소해 복원해놓았다고 쓰여 있음에도 서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청계천 시작점에서 곧바로 광통교를 만나게 된다. 광교(廣橋)의 의미는 '넓은 다리'이다. 이 말은 틀림이 없으니 길이(12.3m)보다 폭(14.4m)이 더 넓은 흔치 않은 다리다. 반면 광통교(廣通橋)는 '넓이'보다는 '통행량'이 강조된 의미로 들린다. 실제로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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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가장 긴 다리 전곶교(살곶이다리)서울의 다리 2022. 2. 20. 05:35
중랑천 箭串橋를 과거에는 어떻게 읽었을지 궁금하다. 串의 독음이 '관'과 '곶'의 두 가지이기 때문인데 아마도 전곶교로 읽혔을 것이다. 串이 지명으로 쓰일 때는 대개 '곶'으로 읽히는 까닭이니 강화도 갑곶(甲串)은 그 대표적인 용례이다. '서울지명사전'과 '위키백과'에서도 전곶교을 손을 들어준다. 그런데 근방에 있던 조선시대 한양 주변 4대 역참(驛站) 중의 하나인 箭串院은 전관원으로 읽힌다. 광희문 밖 전관원은 동대문 밖의 보제원, 남대문 밖의 이태원, 서대문 밖의 홍제원과 더불어 한양의 역참을 대표하는데, 그것은 한 번도 전곶원으로 불린 적이 없다. 그래서 箭串橋의 독음은 앞서 말한 강감찬,(or 감한찬)의 邯 및 (or )의 玆와 더불어 당분간은 풀지 못할 수수께끼로 남을 것 같다. 하지만 독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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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통명전의 보다리서울의 다리 2022. 2. 19. 05:19
단언하건대 창경궁 통명전 옆 돌로 만든 보다리는 서울에서 가장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는 아직 생각 안 해봤는데 선암사 승선교 정도....? (물론 주관적인 생각이다) 통명전 옆 보다리는 정식 명칭은 아니고 '들보가 기둥 위에 놓인 다리'라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결구 형식의 돌다리이다. 통명전 옆의 지당(池塘, 연못)이 너무 작아 이름이 없는 듯하데, 지당 자체도 이름이 없다. 보다리가 위치해 있는 창경궁 통명전은 궁궐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왕의 침전이다. 역할이 그러한지라 당연히 창경궁 건립 첫 해인 성종 15년(1484)에 지어졌으나 임진왜란 등의 전란과 화재로 여러 번 불타고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순조 34년의 건물이다. 하지만 보다리는 성종조 창건 때 만들어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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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창덕궁 금천교서울의 다리 2022. 2. 18. 08:49
창덕궁 금천교(錦川橋)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태종 11년(1411년) 3월 진선문 밖 하천인 명당수(明堂水) 위에 설치됐다. 언뜻 생각하면 경복궁이 먼저 건립되었으므로 (태조 4, 1395년) 경복궁 입구의 영제교(永濟橋)가 더 오래된 다리로 여겨질 수도 있으나, 영제교는 건립연대가 불명확할뿐더러 굳이 연원을 따지자면 고종 4년(1867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만든 근대작에 속한다. 그전에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실록 상으로도 영제교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1426년(세종 8)이며, 그나마 지금의 것도 1867년 만들어진 다리가 아니다. 일제가 총독부를 지으며 여러 전각들과 함께 고종 4년에 만든 다리마저 부숴버렸기 때문이니, 지금 광화문을 들어서 만날 수 있는 흥례문이나 그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