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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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에서 태어난 이순신 장군 & 같은 동네 살던 류성룡 대감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23. 22:45
흔히들 이순신 장군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충청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아산 현충사 및 그곳에서 멀리 않은 곳에 위치한 무덤 때문이리라. 보통 타지에서 생활하다 죽더라도 고향 선영에 장사지내는 것이 통례이기에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 이후를 잠시 좇아가면, 1598년 유해는 노량 바다에서 남해군 관음포로 옮겨져 잠시 안치되었다가 강진 묘당도 월송대로 이장돼 80일 간 모셨졌다. 이후 1599년 2월11일 충남 아산시 음봉면 금성산에 장사 지내졌다가 전사 16년 뒤인 1614년(광해군 6) 왕으로부터 선무공신의 칭호를 받고 좌의정으로 추증된 후 현재의 아산 삼거리 어라산 자락으로 옮겨져 안장되었다. 아산 현충사와 9km 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 유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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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론을 주장한 사이고 다카모리와 그 주변 인물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21. 21:44
오래전에 봤던 '라스트 사무라이'라는 영화는 주인공 네이던 알그렌 대위(톰 크루즈 분)가 개화기의 일본에서 레버 액션 라이플을 파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기억된다. 레버 액션 라이플은 방아쇠울을 장전용 레버로 만들어, 레버를 앞으로 밀고 당기는 것으로 탄피 배출과 장전을 하는 수동 연사식 소총으로서 빠른 속사가 가능한 우수한 화기였다. 미국 남북전쟁에 참전했던 알그렌은 퇴역 후 별볼 일 없이 지내다 무기상에 고용돼 일본에 총기를 팔러 가게 되고, 당시 일본의 시대적 요구에 의해 메이지 정부군의 교관이 된다. 이후 지방의 강력한 번주(藩主)였던 카츠모토 모리츠쿠라는 다이묘가 일으킨 내란에 맞서 싸우다 카츠모토에게 감화되어 역으로 메이지 정부군과 맞서 싸우게 된다는 스토리다. 실제로 영화의 배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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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과 연(燕)의 쟁투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20. 19:35
사마천의 권34 '연소공세가'(燕召公世家)에 따르면 '연나라는 밖으로는 만맥(蠻貉)의 압력을 받았고, 안으로는 제(齊)나라·진(晉)나라와 국경을 함께 하며 강국들 사이에 끼어 있던 변방의 가장 약소한 나라로서 여러 번 멸망의 위기를 겪었다'고 되어 있다. (燕外迫蠻貉 內措齊晉. 崎嶇彊國之閒 最為弱小 幾滅者數矣) 즉 연나라는 춘추시대를 거치며 멸망하지 않고 존속되기는 했으되 강국 제나라와 진(晉)나라에 치었는데, 그나마 멸망하지 않은 것은, 1. 제나라가 여러번 도와줌 2. 진나라가 한·위·조의 세 나라로 분리되며 세력이 약화됨 3. 만맥의 침략이 나라의 존망을 위협할 정도는 되지 않았음 정도의 이유를 들 수 있는 것이다. 에서 말하는 만맥, 즉 맥족 오랑캐는 맥족의 고조선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아래 지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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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의 용은 승천할까? 능곡 혹은 아홉수?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12. 00:10
우리나라에서 아홉 마리의 용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구룡리, 구룡산, 구룡사, 구룡골 등을 말하는 것인데, 이제껏 내가 다닌 여행지 중에서는 남원 구룡계곡이 최고의 절경으로 기억에 남는다. 정식명칭은 지리산국립공원 구룡계곡이나 지리산과는 멀리 떨어져 오히려 시내에서 가깝다. 그런데 문자 그대로의 비경(秘景)이기 때문일까? 남원사람들조차 구룡계곡을 물으면 잘 모른다. 까닭에 내비를 켜거나 물어 가기 위해서는 남원시 주천면 육모정(六茅亭)을 기억해야 한다. 육모정은 육각형 형태의 정자로 전국에 흔하지만 그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아홉 곳의 절경은 9경인 구룡폭과 구룡담에 이르러 절정을 이룬다. 구룡담은 아홉 마리의 용이 살기에는 좁아 보이나 오랜 세월 굽이친 급류가 암반을 깎아 만든 모양새는 확실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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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공동묘지 변천사와 개포동 구룡마을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10. 00:09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구룡마을 재개발이 확정되었다는 소문에 서둘러 길을 나섰다. 오랫동안 강남땅을 지켜왔던 개포동 구룡마을의 마지막 모습을 담기 위해서였다. 그간 꾸물대다 놓친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어서 (최근엔 집에서 멀지 않은 상봉 시외버스터미널의 마지막 모습도 담지 못했다) 이번에는 곧장 현장으로 갔다. 어쩌면 구룡마을은 옴봄이 가기 전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모른다. 가면서 논현동 사거리, 강남 개포아파트, 도곡동 그랑프리 백화점, 타워팰리스를 지났다. 겉으로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모두가 크고 작은 역사가 새겨진 장소들이다. 논현 사거리는 1990년 초까지만 해도 학동이던 곳으로 일대의 야산에 학(鶴)이 많아 학동으로 불리었다. 그 야산은 논현동 고개로 흔적을 남겼지만 학동이라는 지명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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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 & 동빙고와 서빙고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7. 00:25
지난 5일이 경칩(驚蟄)이었다. 경칩은 겨우내 땅속에 숨어 자던 개구리가 놀라 잠을 깬다는 뜻이다. 즉 경칩은 봄이 왔다는 자연의 알람이니, 우수(雨水)·경칩이면 얼었던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속담도 생겨났다. 이것을 보면 예전에는 확실히 지금보다 추웠던 것 같다. 지금은 웬만해서는 한강이 결빙된 광경을 보기 힘든데 그것은 위도가 북쪽인 대동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구의 온난화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듯하니 내 어릴 적만 해도 겨울철에는 늘 한강이 꽁꽁 얼어붙었다. 그리고 우수 ·경칩이 오기 전, 한강에서는 막바지 채빙(採氷)작업이 벌어졌다. 사빙고(私氷庫)를 운영하던 얼음업자들이 한강의 얼음을 채취해 빙고(氷庫)에 얼음덩이를 재 놓는 장빙(藏氷)을 서둘렀 것이나,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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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이 충돌하는 남양주시 풍양궁 터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1. 20:37
앞서 말한 인빈 김씨의 무덤 순강원이 있는 경기도 남양주 진접읍 내각리에서는 또 조선시대 대궐지를 만날 수 있다. 흔히 부르기를 내각리 대궐터라 하는데, 근방에는 대궐터라는 기막힌 명칭을 사용하는 아파트 단지도 있다. 이런 시골에 무슨 대궐터가 있겠냐 싶겠지만 사실이다. ' 내각리 대궐터' 버스 정류장 부근의 동네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를 증명하는 비석 2기가 서 있다. 이름하여 '풍양궁 구궐유지비'(豊壤宮 舊厥遺祉碑)다. 간단히 말하자면 풍양궁지(豊壤宮址)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내각리 723-21 일대에 있던 조선 왕조 이궁(離宮)의 터로서, 풍양궁은 1419년(세종 1) 상왕이 된 태종의 명으로 건립됐다. 풍양(豊壤)은 지금의 남양주시 진건읍·진접읍·오남읍 일대를 이르는 지명으로, 조선시대 말 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