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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한치열(以寒治熱)-추운 나라에 사는 귀신 이야기
    전설 따라 삼백만리 2023. 5. 17. 20:13

      

    어제 5월 16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0도로, 올 들어서 가장 더웠다. 그리고 강릉과 대구가 33도, 경주는 무려 34도로 폭염 수준의 더위까지 출현했다. 예보에서는 오늘부터는 좀 누그러질 것이라고 했는데, 덥다 싶어 핸드폰을 열어보니 30도로 어제와 같다. (느낌상으로는 어제보다 더 덥다) 어제, 기상캐스터의 말로는 예년 수준과 비교한다면 7월 하순 정도에 해당하는 기온이라고 하니 올여름이 벌써부터 걱정된다. 

     

    무더위로 난리라는 태국 방콕의 오늘 기온을 찾아보니 체감기온 44.5도로 예년 기온보다 10도 이상 높다. 베트남 호치민시도 45도. 기상 관측 사상 최고라고 한다. 그와 같은 기상 이변이 올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공교롭게도 어제 한전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했다. 그리고 오늘 냉면을 시켰더니 11,000원을 받는다. 만 원도 아니고 만 천 원은 또 뭐냐? 작년에는 분명 8천 원에 먹었던 것 같은데.... (내 기억이 잘못된 건가?) 아무튼 올여름은 이래저래 힘들 것 같다. 

     

     

    인기 블로그 Nana's kitchen의 냉면 사진 / 인천 구월동 냉면이라는데, 오늘 내가 먹은 것괴 비슷
    오늘 들어온 외신 /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의 한 마을이 폭우로 잠겼다. (이 사람은 혹 낚시를 하려는 건가?)

     

    이한치열(以寒治熱)은 사전에는 없는 말이지만 급 만들어보았다. 올여름에는 추운 상상을 하며 더위를 다스리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어본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웠던 때는 1981년 1월 5일 양평의 영하 32.6도로, 영하 20도 이하에도 얼지 않는다는 소주가 터져 박스 채 얼어붙었던 양평 슈퍼마켓의 사진을 떠올려본다. 그다음으로 추웠던 때는 2001년 1월 16일 철원 영하 29.2도, 1974년 1월 24일 대관령 영하 28.9도 등이다. 올 1월 철원에 갔을 때도 영하 26도로 정말 추웠다. 

     

     

    그때 찍은 철원 고석정 계곡 사진

     

     

    피안에 이르는 절 철원 도피안사

    우리나라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고찰(古刹) 도피안사의 도(到)자는 '이를 도' 자를 쓴다. 즉 '피안에 이르는 절'이라는 뜻인데, 어학사전에 따르면 피안은 '진리를 깨닫고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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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한을 통틀어 가장 추운 곳은 백두산이 있는 백무고원(북한이 백두산과 무산고원을 합쳐 만든 지명)의 삼지연으로 1977년 1월 2일 삼지연군 신무성은 영하 45.1도의 최저 기온을 보였으며, 2012년 2월 1일에는 영하 39.7도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기온은 1984년 2월 백두산 천지에서 기록한 영하 47.5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알려져 대한민국 겨울철 일기예보에도 등장하는 중강진은 실제로는 백무·개마고원 일대보다 훨씬 기온이 높으나 일제강점기인 1933년 1월 12일에 기록한 영하 43. 6도가 가장 추운 장소로 각인시킨 듯하다. 2016년 <북한기상연보>에 따르면 중강진의 1월 평균기온은 영하 20.8도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온성군보다도 높았다.  

     

     

    위 지명이 그려진 그림 / 보누스 출판사 자료

     

    개마고원 일대 장진, 풍산 지역도 한 겨울 영하 31~39도로 백무고원에 못지 않다. 개마고원이나 백무고원이 추운 것은 특성상 열을 쉽게 빼앗기는 산지이기 때문이다. 또 해발고도가 높은 것도 원인이다. 해발고도가 100m 높아질수록 기온은 0.6℃씩 더 낮아진다고 한다. 겨울철 등산시 빠른 하산을 권하는 것도 그 때문인데, 급 떨어진 기온에 바람까지 불면 자칫 저체온증이라는 나쁜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일전에 말한 한국전쟁 장진호 전투에서도 같은 상황을 보였으니 고원지역에 설상가상으로 시베리아 한냉전선까지 덮쳐 최악의 피해를 낳았다.

     

    중공군의 포위 속에 ·영 연합군이 맞서 싸운 그 장진호 전투는 어쩌면 제2차세계대전 때의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능가하는 인류 최악의 전투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도 4월 방미 때 미국 의회 연설 중 장진호 전투를 언급하며 "기적 같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자 중국이 곧바로 반발했다. 중국은 장진호 전투를 영화를 만들어 띄울 만큼 항미원조전쟁(抗米援朝戰爭, 중국이 부르는 한국전쟁)의 기념비적 전투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자신들이 승리했다는 것이다.

     

     

    중국영화 '장진호'의 포스터
    2021년 10월 25일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장진호 부근의 중국인민지원군 열사 묘비에 헌화 참배하고 있다,

     

    사실 중국의 반발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장진호 전투에서 미 해병 1사단과 영국군 특공대는 중공군에게 포위된 채 악전고투를 벌였다. 그리고 그들과의 전투보다 힘들었던 것은 영하 40도의 살인적 추위였으니, 실제적으로 전투에서보다 더 많은 62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미 해병 1사단은 전투에서 700여 명의 전사자와 200여 명의 실종자, 3500여 명의 부상자를 냈으며, 이보다 많은 6200여 명의 전투 외 부상자가 동상으로 인해 발생했다) 하지만 중공군 9병단의 피해는 더 컸으니 2만5000여 명의 전사자와 1만3000여 명의 부상자를 내고 사실상 와해됐다. 

     

     

    동사한 미 해병대원들 / 실제
    동사한 중공군들 / 영화 '장진호'

     

     

    역사상 가장 추운 곳에서 벌어진 싸움, 초신 전투

    6.25 전쟁 중 일어난 장진호(長津湖) 전투는 2차세계대전 중의 모스크바 전투,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함께 세계 3대 동계(冬季) 전투로 불린다. 혹한기에 벌어진 세계사의 대표적인 전투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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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강추위가 계속되었으니 아마도 함경남도 치덕산에  살았다는 귀신도 얼어 죽었을 듯하다. 헤진 옷을 입고 밤에만 나타나는 치덕산 귀신 이야기는 한 탈북민도 거론했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 귀신 이야기를 통일부 공식블로그에서 그림과 함께 옮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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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스페르츠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