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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수 죽음의 비밀(II) - 유다는 왜 예수를 밀고했나?
    성서와 UFO 2019. 5. 6. 07:51

     

    가룟 유다가 예수를 사악한 유대인에게 밀고하여 죽음에 이르게 만든 일. 이것은 적어도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며, 기독 신앙이 없는 사람도 상식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이는 그만큼 유다의 배신이라는 성서의 스토리가 잘 알려져 있다는 뜻일 터, 임의로 역사상의 배신자를 꼽으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죽인 브루투스와 더불어 가룟 유다가 1, 2위를 다투지 않을까 생각된다.(가룟 유다가 역사적 인물인가에 대해서는 일단 차치하자)

     

    예전 목회 초보시절의 경험을 말하자면,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도 이런 얘기를 주워섬겨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 누구한테 들었나 물어봤더니 주일학교에서 배웠다고 했다. 그래서 관심을 갖고 몇 마디를 더 물어보았다.

    "그럼 유다가 왜 예수님을 팔아먹었는지 아니?"

    "그럼요. 사탄이 가룟 유다의 몸에 들어가서 그런 거예요."

    더욱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나를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올려보던 그 여자 아이의 얼굴이 지금도 인상 깊다. 

     

    시험 문제라면 그 아이의 대답은 100점이었다. 성서에서 유다가 예수를 판 이유에 대한 설명은 오직 그것 때문일 뿐 다른 설명은 없는 까닭이다.(부가적으로 유다가 은화 30냥에 예수를 팔았다는 이야기는 나오지만 유다가 돈이 궁해 예수를 밀고했다는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아이의 대답을 들은 이후, 나는 한동안 진지하게 그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유다에게 들어간 그 사탄이란 놈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이기에 예수 앞에서 쉽게 유다 몸에 침투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왜 그때 예수는 그것을 막지 못하고 결국은 죽음에까지 이르렀을까?'하는 등의 생각이었다.

     

    ~ 췌언이 되겠지만 요한복음 13장 27절에 나오는 사탄을 영화 '엑소시스트'에 나오는 악령쯤으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기서 '거의'라는 단서를 달은 것은 예전에 어떤 목사가 그것을 정말로 악령으로 여기는 듯한 설교 내용을 들었기 때문인데, 만일 그의 설교에 점수를 매긴다면 빵점이다. 그는 어린이가 아니기에.....

     

    그 성서의 대목을 다시 보자면 다음과 같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심령이 괴로워 증언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서로 보며 누구에게 대하여 말씀하시는지 의심하더라..... 시몬 베드로가 머릿짓을 하여 말하되 말씀하신 자가 누구인지 말하라 하니.....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가 그니라 하시고 곧 한 조각을 적셔서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시니 조각을 받은 후 곧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요한복음 13:21-27)

     

    ~ 그래도 요한복음에는 이런 설명이라도 있지만 공관복음에서는 그야말로 밑도 끝도 없이 예수를 배신한다. 그 변절의 동기가 전혀 나와 있지 않는 것이다. 

     

     

    다시 올려본 '최후의 만찬'
    그림 속의 제자들 /  왼쪽부터 바들로매(나다나엘),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안드레아,  가리욧 유다, 베드로, 요한, (예수) 도마, 야고보, 빌립, 마태, 다대오, 시몬이다.  '너희 중의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는 말에 놀라 당황하는 제자들을 그렸다. 

    그림 속의 가룟 유다(왼쪽) /  과거에는 유다가 들고 있는 물건이 칼이라고도 하고 예수에게 받아 쥔 떡 조각이라고도 했으나 최근 컴퓨터 단층촬영 결과 돈주머니로 밝혀졌다. 하지만 그것이 배신의 타당성을 담보해주지는 못한다. 가운데가 베드로, 그 오른쪽이 '다빈치 코드'에서 막달라 마리아로 둔갑됐던 예수의 가장 어린 제자 요한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를 뒷받침해주는 성서의 내용은 없다. 유다가 예수를 밀고한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유명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설명에 대해서는 인색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의아한 것은, 그러함에도 유다의 변절을 궁금히 여기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어느덧 선과 악, 천당과 지옥의 이분법적 분류가 자연스러워진 기독교의 선악관에 이성 또한 매몰되어버린 까닭일까? 그래서 유다는 그저 악인으로 분류되어 원래 그런 놈으로 취급받는 것일까?

     

    설사 그렇다 치부하더라도 의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신이 된 예수에게 있어 그런 악인을 제자로 두었다는 것 자체가 신의 자질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며, 더욱이 그런 악인을 교화시키지 못한 사실은 예수의 무능함과도 연결되어진다. 예수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12명의 제자를 조직한 그 초기에도 유다를 마귀라고 정확히 지목하고 있다. 그런 자를 3년 동안이나 응징하거나 교화시키지 못하고 결국은 팔리게 됐다는 것, 이것은 결국 예수의 무능함으로 귀결된다. 그 문장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너희 중에 믿지 아니하는 자들이 있느니라 하시니 이는 예수께서 믿지 아니하는 자들이 누구며 자기를 팔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아심이러라.....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희 열둘을 택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러나 너희 중의 한 사람은 마귀니라 하시니 이 말씀은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를 가리키심이라. 그는 열둘 중의 하나로 예수를 팔 자러라.(요한복음 6:64-71)

     

    후세 사람들은 이와 같은 예수의 무능을 무마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다시 말하면 유다의 몸 속에 들어간 사탄의 정체를 규명해 예수가 알고도 당한 이유를 설명해보려는 시도였다. 앞서 말했듯 성서에는 유다의 변절에 대한 설명이 인색했던 바, 세인들은 우선 그의 이름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았다. 유다라는 흔한 이름과는 반대로 가룟이라는 퍼스트 네임은 매우 드문 경우였다. 다행히도 성서에는 유다의 아버지 이름도 쓰여 있었으니 갸룟 시몬이었다. 즉 앞서 본디오 빌라도의 예처럼(☞ '빌라도의 흔적에서 찾아본 레알') 유다가 가룟 지방 출신임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또 실제로 성서는 그를 가룟 사람으로 부르고 있다.(누가복음 22:3)

     

    세인들은 그 가룟을 유대 남부 지방의 땅으로 추정했다.(적어도 갈릴리 지방에서는 그와 같은 지명이 발견되지 않으므로) 그리고 유다의 변절이 갈릴리 사람이 아닌 타지역 사람이 겪어야 했을 소외감에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요즘 말로 하면 왕따나 집단 따돌림 같은 것이 유다의 변절을 낳았다는 것이었다. 언뜻 소명이 부족한 듯도 여겨지지만 2007년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벌어진 조승희 총기 난동 사건을 보자면 딴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에 그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그의 총기 난동은 필시 한인 학생에 대한 집단 따돌림이 원인이었으리라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인 것을 보면..... 그렇지만 아쉽게도 세인들이 추측했던 케리옷이란 지방에의 역사적 증명은 전혀 뒤따르지 않는다.

     

    또 다른 가정 역시 그의 이름으로부터 나왔던 바, 가룟은 자객을 뜻하는 라틴어 시카리우스(sicarius)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즉 그는 유대의 독립을 무력으로 쟁취하고자 했던 열혈 혁명가로서, 예수를 유대 해방의 메시아로 받들었으나 예수가 인도주의적 노선을 견지함으로써 결국 그를 배신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그 일례로써 삼백 데니리온의 향유(香油)를 환금(換金)해 가난한 자들을 위해 쓰지 않음을 책망한 행동(요한복음 12:5/게다가 마태복음에서는 이 이야기 다음에 곧바로 유다의 변절 이야기가 등장한다), 로마에 대한 세금 납부를 용인한 예수(마가복음 12:17)에 대한 실망 등을 들었다. 히브리어 이스가리옷(יהודה איש קריות)이 '암살자'를 뜻한다는 것도 그 설명의 뒷받침이 됐다.

     

    두 번째의 주장은 제법 설득력이 실린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부족함은 있으니, 우선은 예수 시대, 즉 AD 1세기경에의 유대 독립 항쟁의 기록은 발견된 것이 없고 그것이 활발했을 때는 AD 7세기 경이다. 예수의 시기와는 한참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 '사라진 성궤의 행방 IV') 아울러 요세푸스의 '유대인 전쟁사'(☞ '예수는 언제 태어났는가 II')의 기록을 따르자면 시카리우스의 어원에서 비롯된 시카리당(열심당)이 처음 역사에 등장하는 것은 AD 52년이 되어서이다. 따라서 가룟 유다가 예수의 비폭력 노선에 실망해 배신했다는 설명 역시 뭔가 허전하다.

     

    하지만 이같은 설명의 부족에도 불구하고(결정적으로는 범행의 동기가 불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유다의 배신은 적어도 성서의 역사에 있어서는 굉장한 대미지를 선사한다. 따라서 성서의 그 대목은 영화로 보자면 클라이맥스 직전의 숨 막히는 긴장감 같은 것이 숨어 있는데, 그중 누가복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유대 성직자를 찾아온 가룟 유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스틸컷)

     

    유월절이라 하는 무교절이 다가오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예수를 무슨 방도로 죽일까 궁리하니 이는 그들이 백성을 두려워함이더라. 열둘 중의 하나인 가룟인이라 부르는 유다에게 사탄이 들어가니 이에 유다가 대제사장들과 성전 경비대장들에게 가서 예수를 넘겨줄 방도를 의논하매 그들이 기뻐하여 돈을 주기로 언약하는지라. 유다가 허락하고 예수를 무리가 없을 때에 넘겨줄 기회를 찾더라.(누가복음 22:1-6)

     

    여전히 유다의 동기는 석연치 않지만 성서의 내용대로라면 예수의 처치를 모의한 유대 성직자들로서는 이보다 더 반가운 일이 없을 터였다. 요즘 말로 하자면 '딮 스로트'를 확보한 셈이기 때문이었다. 과거 워터게이트 사건이 보여주었듯 '딮 스로트'의 신고는 범인의 자백보다도 훨씬 신빙성이 실리며 파괴력 또한 큰 것이었다. 말이 나온 김에 여기서 잠시 다른 얘기를 먼저 하자면.....

     

     

    영화 'Deep Throat'의 포스터 / '목 구멍 깊숙히'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이 B급 영화는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인해 유명세를 얻게 됐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당시 재선을 노리던 미 대통령 닉슨이 민주당 캠프가 있던 워터게이트 건물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가 실패한 사건을 말하는데, 당시 야근 중이던 워싱턴포스트지의 기자가 이에 대한 제보 전화를 받았을 때 마침 보고 있던 것이 이 영화였다. 이에 데스크는 그 익명의 제보자를 '딮 스로트'라 칭하게 됐고, 이후 그 단어는 내부고발자를 뜻하는 단어가 됐으며 또한 무서운 파괴력을 지닌 용어가 됐다. 결국 그 제보 전화 한 통으로 닉슨은 1972년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야 했기 때문이었다. 

    '딮 스로트'의 주인공 마크 펠트 /  훗날 그 '딮 스로트'는 당시 FBI 부국장이던 마크 펠트로 밝혀졌다. 사건 후 30년이 지나서였는데, 그는 이때 자신의 고발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소신이었음을 피력했다. 이후 내부고발자라는 말은 공익제보자, 혹은 공익신고자라는 말로 순화돼 쓰여지게 되었지만  '딮 스로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아마도 가룟 유다의 영향 때문은 아닐는지.....) 

     

    지난 90년 대 미국 FOX 사가 제작한 드라마 '엑스 파일'에서 주인공인 FBI 요원 멀더에게 외계인의 정보를 제공하는 정체불명 사나이의 이름도 '딮 스로트'로 설정됐다. 드라마 '엑스 파일'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외계인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고 이후 '엑스 파일'은 미 국방성이 보유한 외계인 관련 문서의 통칭이 되었다. 

     

     

    '엑스 파일'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 '엑스 파일'이 실제로 공개될 뻔한 일이 있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위원이 이 문서에 대한 공개를 선거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었다. 그 선거에서 그녀가 뜻밖에도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에게 패하는 바람에 이 일은 곧 수면 아래로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수밖에 없던 사안이었다.

     

     

    그 공약은 대선 토크 쇼에서 나온 농담 비슷한 것이었으나.....  
    이후 호사가들의 입을 타고 이슈화되었다. (난감해 하는 힐러리의 표정이 재미있다 ^^)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말하면, 이 엑스 파일이 세상에 나온 적이 있었다. 물론 미 국방성이 보유한 문서는 아니었고, 1978년 이집트 고대 무덤에서 발견된 신약성서의 사본 문서였다. 그 문서는 이후 한 번의 도난과 두 번의 암거래를 거쳐 20년 뒤인 2001년에 이르러 비로소 골동품상들의 손을 벗어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상태가 더욱 나빠져 거의 알아보지 못하게 됐던 것을 스위스 메세나 고(古)미술재단과 미국 내셔널 지오그래픽사가 수년간의 공동노력 끝에 복원해 성공하였고, 그와 동시에 그 일부를 영어 불어 독어 등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해 2006년 4월 6일 세상에 공개했던 것이다.

     

    최소한 1500년은 어둠 속에 있었을 그 문서의 이름은 '유다복음(the Evangel of Judas)'으로, 이름 자체가 갖는 비밀스러움에 걸맞게 그 첫장의 모두(冒頭)부터 심상치 않았다.

     

      "예수 크리스트께서 이스카리옷 유다와 나누신 계시에 관한 비밀스러운 이야기"

     

     

    총 33쪽으로 이루어진 유다복음의 첫 장 

     

    그리고 그 문서는 놀랍게도 유다가 예수를 밀고했던 이유를 예수의 육성으로 밝히고 있었다.

     

    "너는 나를 밀고함으로 인해 잠시 다른 제자들로부터 고난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너는 제자들 그 누구보다도 냉철하니 인간의 형상을 빌어 이 땅에 온 나를 희생시킬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로다."

     

    즉 예수는 유다로 하여금 자신을 밀고할 것을 강권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문장에는 이보다 더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었던 바, 예수가 '인간의 형상을 빌어 이 땅에 온 자'라는 문장이었다. 그것은 자신이 외계인이라는 고백에 다름 아니었다.

     

    예수의 수석 제자였던 베드로가 예수와 투 톱을 이뤄 작성된 베드로복음은 그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진작에 정경(正經)에서 제외되었다. 그 우주론적 색채(베드로복음 속에는 예수가 외계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내용이 제법 실려 있다)로 인한 난해함 때문이었다. 따라서 유다복음이 일찍 세상에 나왔다 하더라도 정경에 낄 수는 없었을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스승 예수를 팔아먹은 자가 아닌가? 하지만 그 후 1500년이 지난 세상에 나온 유다복음은 베드로복음 이상의, 아니 정경 이상의 진실을 우리에게 말하려 하고 있다.

     

    * 실제로는 정경의 편집 시절에도 유다 사본은 존재했었던 듯, 교부 이레니우스는 유다복음서에서의 유다의 배신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레니우스의 언급을 마지막으로 유다복음서는 영원히 그 자취가 사라지고 만다. 

     

     

    유다 사본이 발견된 이집트 엘 민야(El-Minya) 동굴
    유다 사본을 분석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팀

    * '고대의 엑스 파일, 유다복음서'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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