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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새 번역의 경우
    신 신통기(新 神統記) 2021. 4. 4. 13:26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의 새로운 버전이 2015년쯤에 마련돼진 것 같다. 만시지탄이나 그나마 고쳐져서 다행인데 그래도 아직 미진하다. 주기도문에서는 과거의 문장에서 보이던 "나라이 임하옵시며" 같은 문법에 전혀 맞지 않는 엉터리 번역은 이제 사라졌다. 다만 교인들이(목회자나 심지어 신학교수까지도) "주기 도문"으로 발음하는 것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지적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주기도문(主祈禱文)은 당연히 "주∨기도문"으로 발음되어야 한다. 주기도문의 영어는 'Lord's Prayer'로 '주님의 기도문'이라는 뜻이다. 그 내용은 마태복음 6장 9~13절의 내용과 누가복음 11장 2~4절의 내용을 발췌한 것으로, 예수가 제자들에게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사항을 따로 명문화했다. 그래서 성스럽게 여겨 암송되는 것인데,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신(神) '주'가 들어간 '테트라그라마톤'(신성한 4글자) 같은 주기도문을 별생각 없이 "주기∨도문"으로 발음한다. 어쩌면 이것은 일종의 신성모독이다. 

     

     

     

    당연히 그 뜻도 전달되지 않는다. 떠오르는 대로 말하자면 예전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신라 향가 찬기파랑가(讚耆婆郎歌)는 "찬∨기파랑가"로 읽는 것이 올바른 독음으로 해석까지 무난하나(화랑 기파랑을 찬미하는 노래) 대부분 "찬기∨파랑가"로 읽어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된다. 국사 교과서에 실린 최치원의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도 마찬가지이니 "토∨황소격문"으로 읽으면 (875년 변란을 일으킨) 황소(黃巢)를 성토하는 격문으로서 올바른 의미가 전달되지만 대부분 "토황∨소격문"으로 읽는다.

     

    사도신경(使徒信經)의 경우는 문장만 다듬어졌을 뿐, 내용은 달라진 게 없다. 새삼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그 문장을 12사도가 만들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신으로서의 예수의 정체*를 피력한 그 문장은 여러 종교회의를 거쳐 신앙고백문으로 만들어졌으며 지금의 기독교 신자들이 암송하는 내용은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채택된 내용이다.(※ 니케아 종교회의에 관해서는 창세기의 수수께끼 단어 '우리', 그 비밀의 열쇠를 찾아서 1」 삼위일체의 진실 2 - 황제가 만든 신 예수」에서 자세히 다뤘다) 

     

    * 예수의 정체를 두고 싸운 오랜 종교회의의 초기 쟁점은 예수가 '신성과 인성(人性)을 함께 지닌 인간이냐',(아리우스파) '아버지 성부(聖父)와 동격의 신성을 지닌 신이냐'(아타나시우스파) 하는 것이었다. 이 쟁점이 예수의 신성을 주장하는 아타나시우스파의 승리로 귀결되어진 것이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인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니케아 공의회에서는 삼위일체설이 정립되지 않았다. 다만 성부와 성자의 개념은 확실히 정립되었으니 이것을 확언해 새긴 문장이 니케아 신경(信經)으로 사도신경의 모태가 된 글이다. 

     

     

    니케아 종교회의가 열린 터키 이즈니크 교회

     

    그래서 우리가 외우고 있는 사도신경은 기독교계의 최종입장이 아닌 과도기적 내용으로, 이후로도 381년의 콘스탄티노플 회의, 431년의 에페수스 회의에서 정리되었으며 451년의 칼케돈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정리됐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초기교회의 것을 고집하고 있는 것인데 아비뇽 유수 이후 로마교회에 간섭하려는 프랑스 교회의 입김이 작용되었다는 것이 학자들의 중론이다.(※ 아비뇽 유수에 대해서는 「템플기사단의 비참한 최후」 조)

     

     

    아비뇽 유수가 있었던 프랑스 아비뇽의 교황궁

     

    앞서 「본디오 빌라도의 억울한 누명」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를 좀 더 자세히 다룬 바 있는데, 거기서 말한 팔레스타인의 로마 총독 폰티우스 필라투스(본디오 빌라도)의 억울한 누명은 새 번역에서도 소명되지 못했다. 참고적으로 말하자면 위에서 언급된 개신교의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현대어로 번역한 것이지만, 현재 이 번역이 어느 대형 교회에서도 실제로 적용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들어놓기는 했으되 쓰자니 불편해서 계속 옛것을  읊조리고 있다는 얘기다.(꿰지를 않거늘 구슬이 서 말인들 뭐 하겠는가 --;;)

     

    한 가지 더 참고로 말하자면, 주기도문에 나오는 "일용할 양식"에 대한 헬라어는 τὸν ἄρτον τὸν ἐπιούσιον(톤 아르톤 톤 에피우시온)이다.(앞의 아르톤ἄρτον은 "빵"이다) 그런데 이 말은 다른 그리스어 문헌들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고 오직 주기도문에서만 나온다. 그래서 "에피우시온"의 정확한 뜻을 밝히기 위한 많은 학문적 노력이 있었지만 논란만 키웠을 뿐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혹시 교회(έκκλησια)에서 빵(ἄρτον)을 구하라는 주님의 깊은 뜻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목사님들이 그토록 혈안이 되어 매달리는 것은 아닐까? 

     

    이 말은 당연히 조크다. 다행히도 주기도문의 종말론적 해석이 이제는 사라졌고, "이 신앙고백을 반대하는 자, 저주가 있을 지어다"라는 사도신경의 초기 내용이 빠졌기에 겂없이 농담을 던져봤다.(^^) 사도신경의 영어와 라틴어 원문은 아래와 같다.  

     

    라틴어 원문(Credo)

    Credo in Deum, Patrem omnipotentem, Creatorem caeli et terrae,

    et in Iesum Christum, Filium Eius unicum, Dominum nostrum, qui conceptus est de Spiritu Sancto, natus ex Maria Virgine, passus sub Pontio Pilato, crucifixus, mortuus, et sepultus, descendit ad inferos, tertia die resurrexit a mortuis, ascendit ad caelos, sedet ad dexteram Patris omnipotentis, inde venturus est iudicare vivos et mortuos.

    Credo in Spiritum Sanctum, sanctam Ecclesiam catholicam, sanctorum communionem, remissionem peccatorum, carnis resurrectionem, vitam aeter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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