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
C/2023 A3 혜성과 핼리혜성 & 토성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4. 10. 5. 00:40
무려 8만 년 만에 지구를 찾아온 혜성 C/2023 A3가 태양과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일점을 지났다는데 관측이 힘들다. 잘 알려진 대로 혜성은 얼음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어 태양에 가깝게 접근하면 얼음이 녹으며 녹색빛 등의 아름다운 꼬리를 남기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열광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을 보았다는 사람도 뉴스도 드물다. 최근에 올라온 사진 중에서는 아래의 것이 최고인 듯하지만 그나마 남반구에서 촬영된 것이다. 아무래도 북반구에서의 관측은 튼 것 같다. 2020년 7월 보일락말락했던 니오와이즈 혜성처럼, 2023년 2월 그저 변죽만 울리며 사라졌던 C/2022 E3 혜성처럼 이번의 대혜성 C/2023 A3도 고가의 관측기기를 갖춘 전문가 외에는 거의 구경하기 힘들 듯하다. 사실 C/20..
-
인도 찬드라얀 3호의 달 착륙이 경이롭지 않은 이유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3. 8. 24. 23:15
지난 11일, 러시아의 극동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러시아의 달 탐사선 '루나 25호'가 착륙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달 표면에 추락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관계자는 "루나 25호가 유성과 충돌한 후 달표면에 추락했다"고 매우 진지한 얼굴로 인터뷰해 '아, 그런 일이 진짜로 일어날 수도 있구나'하고 순진하게 믿었는데, 다들 고도계산에 실패한 것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초동분석 결과, '계산된 수치와 실제 충격량 변수 사이의 편차가 발생했으며 이 때문에 궤도를 벗어나 통제 불능 상태로 회전하며 추락했다'는 것이다. 이후 20일, 러시아 당국도 "계산이 틀려 예정된 궤도서 이탈했고 그 뒤 달과 충돌해 박살났다"고 사실을 밝히면서 우주강국으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러시아가 달 탐사에 나..
-
지구의 새로운 식구 2023 FW13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3. 6. 1. 17:31
엊그제 발견된 새로운 달 '2023 FW13'이 반갑다. 그동안은 달이 하나뿐이라 좀 외로운 감이 있었는데 2021년 11월에 발견된 카모오알레와(Kamoʻoalewa)에 이어 지구의 위성은 이제 3개가 된 셈이다. 물론 수성과 금성처럼 식구가 하나도 없는 행성도 있지만 그래도 하나는 쓸쓸했다. (지구의 달보다 작긴 하지만 화성의 위성은 포보스와 데이모스 두 개다. 목성은 2023년 3월 기준 총 95개, 토성은 궤도가 확인된 것만도 145개, 천왕성은 27개, 해왕성은 14개임) 이번에 '2023 FW13'을 발견한 망원경도 카모오알레와를 발견한 하와이 할레아칼라산(山) 정상 천문대에 설치된 판-스타스1(Pan-STARRS1) 망원경이며, 이후 캐나다와 프랑스 등 공동 연구진이 여러 천문 망원경을 이용..
-
미국 뉴저지주 호프웰 타운십 운석은 철운석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3. 5. 11. 22:10
엊그제 (9일 /현지시간) 미국 CBS 등이 보도한 미국 뉴저지주 호프웰 타운십의 가정집 지붕을 뚫고 떨어진 운석이 오늘 국내 뉴스를 탔다. 요지를 말하자면 8일(현지시간) 그 집 지붕을 뚫고 침실에 떨어진 10X15㎝ 크기의 돌덩이가 지난 6일 새벽 절정에 달한 에타 어퀘어리드 유성우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운석이라는 것이다. 그때 집안의 가족들은 굉음을 들었지만 다행히 운석이 떨어진 침실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CBS의 인터뷰에 응한 거주민 수지 콥은 "하늘에서 날아온 바위가 지붕을 뚫고 아버지의 침실로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콥은 처음에 누군가가 집에 돌을 던졌다고 생각했지만, 바위의 표면이 따끈하다는 것을 깨닫고 바위의 정체가 운석일 수 있다는데 생각이 미쳤다고 밝혔다. 이 거주민은 ..
-
빅뱅 6억년 안쪽의 거대 은하들 - 빅뱅 이론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닌가?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3. 3. 10. 23:10
지난 2월 25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충격적인 사진을 보내왔다. 빅뱅 후 5억~8억년 시점의 6개 거대은하들의 사진이었다. 말하자면 우주 생성 아주 초창기의 은하의 모습이라는 것인데, 더욱 놀라운 점은 그 은하들의 은하 내 별 총질량이 태양의 100억~1천억 배나 될 정도로 발달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반인들보다 초기 은하를 연구하는 천체과학자들을 흥분시켰다. 그래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기도 전에 위 프리뷰를 공유하며 설왕설래했는데, 이보 라베 교수가 이끄는 호주 스윈번공대 국제 연구팀은 에 이 거대은하 6개 중 가장 큰 것은 별 질량이 태양의 1천억 배나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 아래 가장 왼쪽의 것) 과학자들은 이번에 발견된 은하들이..
-
하마마츠시 해안 대형 금속 구체의 정체 / 잘못하면 우주쓰레기에 맞아 죽을 수도....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3. 3. 8. 00:57
지난 2월 26일, 영국 BBC방송이 보도한 일본 하마마츠 해안의 대형 금속 구체에 대한 후속 보도 접하고 글을 쓰게 됐다. 먼저 NHK에서 발표한 1차 보도와 해안에서 발견된 금속 구체의 사진을 보고 가자. 21일(현지 시간) 일본 NHK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5분께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시 니시구 쓰보이초의 엔슈하마 해안에서 직경 1.5m 정도 크기의 철구와 같은 물체가 발견됐다. 이 물체는 2월 18일 해변을 산책을 하던 남성이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했으며, 철구를 본 주민들은 폭발하지 않을까 매우 두려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발견된 철구는 직경 약 1.5m 크기의 갈색 금속 구체로 모래사장에 묻혀 있었으며, 따개비 등이 붙어있어 표류해온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
-
육안으로 관측 가능한 녹색혜성 C/2022 E3(ZTF)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3. 1. 25. 18:29
C/2022 E3(ZTF)이라는 이름의 장주기 혜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년 전 지구 하늘을 스쳐간 (그러나 한국에서는 관측이 힘들어 실망을 준) 6800년 주기의 니오와이즈 대혜성 후 최대 혜성이다. 이 혜성이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무려 5만년 만에 지구를 다시 찾았기 때문인데, 5만년 전은 멸종된 네안데르탈인이 아직 지구에 생존하던 시기이다. 그래서 네안데르탈인이 본 혜성을 보게 된다는 가벼운 흥분이 있는 것 같다. 이후 이 혜성은 지구∼태양 거리의 2500배가 넘는 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 다시 태양계를 찾은 것인데, 다음 방문은 또 5만년 뒤가 되거나 혹은 아예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파리 천문대의 천체물리학자 니콜라스 비버 박사는 이 혜성이 이번을 마지막으로 태양계 밖으로..
-
2022년의 마지막 개기월식 (대박!)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2. 11. 8. 23:26
오늘 저녁 7시 16분부터 8시 41분까지 1시간 25분가량 개기월식이 진행됐다. 이번에는 수백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천왕성 엄폐(천왕성이 개기월식이 일어난 달의 뒤로 숨었다 나타나는 현상)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예고가 있었으나 어차피 육안 관측이고, 또 웬만한 개인용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힘든 일이라 천왕성 엄폐는 진작에 포기하고 개기월식만을 집중했다. 보람되게도 이번 월식 광경은 내 평생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루나 이클립스였다.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와, 지구 주위를 도는 달은 어떤 날 우연찮게 태양과 일직선 상에 놓일 때가 있는데,(태양ㅡ지구ㅡ달) 이때 지구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게 된다. 이것이 월식(月蝕, lunar eclipse) 현상으로 지구가 달을 좀먹었다고 그렇게 불려지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