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美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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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이념의 차이는 부부 사이도 가른다 - 루이 다비드미학(美學) 2020. 3. 9. 20:40
명절 날 가족, 친인척이 만날 경우 정치 얘기는 절대 피하라고들 한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오랫만에 만난 사람들끼리 공통된 화제가 있을 리 없을 터, 본인의 안부와 주변의 안부가 한바퀴 돌아간 후에는 결국 정치 얘기가 시작된다. 그럴 경우, 좌든 우든 한쪽으로 몰리면 이 또한 더 없이 좋겠지만, 갈릴 경우에는 골치가 아프니 언성이 높아지는 일쯤은 비일비재하고, 화해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앙금이 남는다. 조정래의 소설 에서는 극단적으로 형제까지 갈라서는데, 이는 현실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하지만 부부가 갈라서는 경우는 못 본 것 같고, 내가 아는 예는 프랑스 화가 쟈크 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 1748-1825)가 유일하다. 다비드는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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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는 왜 '풀밭 위의 식사'를 고집했을까?미학(美學) 2020. 3. 7. 20:08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1832-1883)의 그림 '풀밭 위의 식사'(Le Dejeuner sur l'herbe)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꾸준히 실린 까닭인데 그와 같은 친숙함을 노린 배달 앱 운영업체의 패러디 광고 하나가 최근 사람들을 웃겼다. 그에 앞서 크리스천 디오르의 광고도 우리를 스쳐갔는데 그 광고에서 느끼지 못한 전달력이 배달 앱 광고에서는 담뿍하다. '풀밭 위의 식사' 208x265.5cm의 큰 그림으로 그림 속의 사람들은 거의 등신대(等身大)에 가깝다. 1863년, 파리 오르세 미술관 배달의 기수 패러디 물 디오르의 패러디 물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긴 했지만 사실 이 그림이 그렇게 휘둘릴 직품은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할 말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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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우에게 드리는 글- 절규하던 화가 뭉크의 인생 2막미학(美學) 2020. 3. 5. 07:50
앞서 수차례에 걸쳐 언급했듯, 코로나 19가 아무리 무섭다 해도 전세계 5,000만 명을 희생시킨 1918년의 스페인 독감에는 미치지 못한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을 계기로 지금껏 스페인 독감으로 죽은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해 훑었는데, 언급한대로 그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유·무명의 예술가들이 유명(幽明)을 달리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걸리면 다 죽는 것은 아니었으니 회복된 유명인사들도 적지 않다. 열거하자면, 프랭크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 독일 황제 빌헬름 2세, 만화가 월트 디즈니, 미국 작가 캐서린 앤 포터, 일본 작가 구시다 구니오,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 등이 그들이다. 오늘은 그 가운데서 뭉크(Edvard Munch,1863-1944)에 대해 말하려는데, 그는56살 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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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의 '미라보 다리'미학(美學) 2020. 2. 29. 06:06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특히 우리나라를 강타하고 있다. 앞서 '우한 폐렴 찜쪄먹을 역대급 전염병 II- 스페인 독감 (2월 3일 작성)'을 쓸 때만 해도 이와 같은 지경이 올지 몰랐는데 지금은 팬데믹(세계 대유행)이라는 용어가 그리 낯설지 않다. 앞서 윗 글에서도 말했지만 1918년의 스페인 독감은 전세계 2억 명을 감염시키고 5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우리나라에서도 14만 명이 희생됐다. 윗 글의 말미에 한 줄 적은대로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사회학자 막스 베버, 이탈리아 출신의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도 이 팬데믹에 휩쓸려 사망했다. 기욤은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이 흐르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간다"는 싯구로 유명한 '미라보 다리'라는 시의 저자로서, 그 이름은 몰라도 싯구는 누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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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견된 나스카 라인미학(美學) 2020. 1. 6. 21:53
가장 거대한 인류의 그림 나스카 라인에 대해서는 '천문학' 카테고리에서 남아메리카의 천문대를 설명하며 부록으로 끼워넣은 적이 있다. 그 거대한 그림들이 최근 또 다시 발견되었다. 이에 관계 기사와 일전의 내용을 '미학' 카테고리를 통해 다시 한번 게재하고자 한다. 잉카인들에 의해 페루 남부 나스카 평원 너른 바닥에 그려진 이 엄청난 스케일의 그림들은 20세기에 들어서야 발견되었다. 지상에서는 그림이 확인되지 않는 까닭이다. 새의 날개 길이 하나는 100m가 넘는데, 원숭이나 거미, 개, 외계인 문양 등, 그와 같은 그림이 현재까지 발견된 것만 370점이다. 이 유적지는 1939년 처음 발견됐고 유네스코는 1994년 이 그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면적은 총 500 평방킬로미터다. 아직까지도 나스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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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견된 치마부에의 그림미학(美學) 2019. 12. 25. 20:43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탈리아 화가 치마부에(Giovanni Cimabue, 1251?-1302)의 그림 한 점이 프랑스 국보로 지정되며 외신을 탔다. 이 치마부에의 그림은 지난 6월 프랑스의 한 농가 부엌에서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목판에 그려진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그림이다. 우선 화제의 그림 '조롱당하는 크리스트'(Christ Mocked )부터 감상해보자.(관계된 설명은 구스타프 클림트 때와 마찬가지로 연합뉴스 보도 내용을 옮기도록 하겠다) '조롱당하는 크리스트' 전통의 비잔틴 화풍에서 벗어나 피렌체 회화의 양식으로 접어드는 작품이라는 데 가치가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프랑스 정부가 300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된 르네상스 시대 유명 화가 치마부에의 작품 '조롱당하는 그리스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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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적으로 발견된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미학(美學) 2019. 12. 12. 23:59
도난당했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이 엊그제 발견됐다. 우선 그것을 보도한 '연합뉴스'의 내용을 옮겨보겠는데, 그 전에 그 놀라운 그림부터 감상해보시길. 발견된 '젊은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Lady)' 22년 전 이탈리아의 한 미술관에서 도둑맞은 유명 화가의 그림이 해당 미술관 벽 속에서 원래 그대로의 상태로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ANSA 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도시 피아첸차의 리치 오디 갤러리 앞 정원에서 가지치기하던 한 인부는 작업하다 예상치 못한 발견을 했다. 갤러리 건물 외벽을 덮은 담쟁이덩굴을 손보다가 우연히 금속으로 된 작은 문을 보게 됐고, 그 문을 열자 검은 쓰레기봉투에 담긴 그림 한 점이 있었던 것. 해당 인부로부터 신고를 받은 갤러리는 해당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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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 해부도의 새로운 발견미학(美學) 2019. 9. 2. 22:12
정말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비롯한 이른바 르네상스 시대의 3대 화가가 모두 해부학을 공부한 것을 보면 당대의 화가, 또는 조각가에 있어 어쩌면 해부학은 필수 코스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훗날의 용어를 빌리자면, 사실주의 표현기법의 진작을 위해서는 해부학이 필수였다는 얘기다. 조르죠 바사리(Giorgio Vasari)가 쓴 '예술가들의 삶'에는 라파엘로가 나체를 연구하기 위해 해부에 관여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미켈란젤로 역시 해부에 깊은 관심을 보였던 바, 피렌체 성 프란체스코 성당의 목제 예수상 제작을 위해 성당에서 제공한 시체를 연구했다는 일화는 제법 유명하다.(미켈란젤로는 해부학자 레알도 콜롬보의 절친이기도 했다) 죠르죠 바사리(Giorgio Vasari,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