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스페르츠의 단상
-
유럽의 아름다운 천문대 (I)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18. 5. 16. 07:41
스페인의 로케데도스 무차초스 천문대 (Observatorio del Roque de los Muchachos)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라 팔마 섬에 있는 해발 2,400m 고지의 천문대로 흔히 ORM으로 불린다.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와 함께 북반구에서는 가장 관측 조건이 좋은 곳으로, 유럽북방천문대(ENO) 소속 17개 나라, 60여 개 과학기관의 장비가 운영되고 있다. 주 망원경인 17m 매직 망원경과 10.4m 카나리아 대망원경 외에 INT(아이작 뉴턴 망원경)와 WHT(윌리엄 허셜 망원경) 등 20대의 망원경이 운영된다. 2016년 기술과 재력을 앞세운 일본이 이 천문대에 23m 직경의 LST(Large Size Telescopes) 4대를 설치하기로 스페인 정부와 합의했는데, 이 망원경은 카나..
-
정조대에 관한 진실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18. 5. 15. 06:17
앞에서 말한 마패와 같은 가품은 서양에서도 넘쳐난다. 또 그와 같은 가품은 이러저러한 경로로써 세계 유명 박물관에 침투되어 버젓이 전시되기도 하는데, 일단 그렇게 되면 그것을 끌어내리기는 매우 어렵다. 역사적으로, 그리고 미학적으로 이름 높은 아래의 두 유물은 현재 박물관에 전시 중이지만 진품과 가품의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물론 박물관 측의 입장은 진품이 아닐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지만, 과연 그럴까 하는 시각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아가멤논의 황금 마스크 아가멤논은 호머의 일리아드 속에 등장하는 인물로서 BC 3100년 트로이 전쟁 당시 그리스군의 총사령관이었으나 실존인물인지는 불분명하다. 이 유물은 1876년 미케네 유적을 발굴한 하인리히 슐리만에 의해 발견됐고 지금은 아..
-
암행어사와 마패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18. 5. 14. 03:17
일요일 낮에 방영되는 KBS 'TV쇼 진품명품'은 상당한 장수 프로그램으로, 방영된지 20년이 넘는 것을 보면 우리 국민들의 문화재에 관한 관심이 꽤 깊은 듯하다.(엄밀히 말하자면 '골동품'이 더 가까운 표현이겠지만) 지금은 흥미가 좀 떨어졌지만 내가 한참 볼 시절에 기억에 담긴 두 가지가 있다. 한가지는 그 '한참'이 과거 두 역참(驛站)사이의 거리를 가리키던 데서 비롯된 말이라는 것이다. 옛 역참은 대개 30리 마다 하나씩 두었으므로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12km가 되겠다. 그만큼 오래 걸리는 거리라는 얘기렷다. 내가 말했던 한참은 그 공간적 개념이 시간적 개념으로 바뀐 예가 될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과거 공무 수행자들이 그 역참에서 말을 징발할 때의 도구로 사용됐던 마패(馬牌)로서, 지금껏 마패는 ..
-
사라진 로마군단 이야기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18. 5. 13. 01:17
로마군과 파르티아 군대와의 한판 싸움은 앞서 '고선지 장군과 종교개혁 I '에서 언급한 바 있다. 먼저 그 내용의 서두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과거의 대제국이었던 로마가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지역을 점령한 후 더 이상 동진을 못한 것은 동방의 신흥강국 파르티아에 번번이 패한 까닭이었다. 저 유명한 폼페이우스의 상승군(常勝軍)이 유프라테스 강의 북쪽까지 진출한 적이 있지만 사실상 공격을 포기하고 돌아왔고, 기원전 53년 크라수스가 이끄는 4만 군대가 원정에 나선 것이 그 두 나라의 대표적인 전투가 되겠는데, 로마군은 여기서 겨우 1만 명만 살아 돌아오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후 기원전 36년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의 응원 속에 11만 명의 대병력을 이끌고 복수전에 나섰으나 그 역시 군사 2만을 잃고 허겁지..
-
천체망원경의 원리와 역사(I)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18. 5. 12. 06:12
고조선 시대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천문학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음은 이미 여러 장에 걸쳐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선진 기술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선도하지는 못했는데, 그 이유 중의 가장 큰 요인은 아마도 망원경의 부재일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리의 제조 기술이 없었던 반면 서방 세계에서는 시리아에서 시작된 소다석회유리 계열의 대롱불기 유리제조법이 들어와 기원후 1세기경의 로마제국부터는 그릇 등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름하여 '로만 글라스'로, 앞서 말한 황남대총 등에서 출토된 유리병과 유리잔도 귀한 수입품인 까닭에 사용자와 함께 묻힌 케이스였다. 경주 황남대총 출토 유리잔(사진출처: 문화재청) 하지만 유럽에서도 그 시절부터 유리 렌즈가 달린 망원경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
-
칠레의 신라 천문대 (남 아메리카 II)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18. 5. 8. 21:43
2. 칠레의 신라 천문대 1953년 윌터 비아드를 비롯한 유럽의 천문학자들은 유럽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남반구의 별들을 관측할 수 있는 천문대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답사 끝에 칠레 아타카마 사막 남쪽 끝에 위치한 해발 2,400m의 라 실라(La Silla) 산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실라는 말안장의 뜻이라는데, 이 산의 이름은 1154년 아랍의 지리학자 알 이드리시가 만든 세계지도 속에 등장하는 신라와 글자가 똑같다. (* '고선지 장군과 종교개혁 II' 참조) '호텔신라가 회사명으로 'The Shilla'를 쓰듯.....(La는 영어 The와 같다) ~ 말안장이라는 뜻도 뭔가 와닿는다. 남미에는 원래 말이 없었으므로, 기마 민족의 후예인 신라인들이 거기까지 나아갔나 비약도 하게 되고..
-
잉카제국의 천문대 (남 아메리카 I)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18. 5. 7. 22:09
1. 잉카제국의 천문대 무엇이 됐건 잉카를 말하려면 우선 슬프다. 그리고 어이없다. 12세기에 시작하여 15세기 남미대륙을 아우르는 통일제국을 이룩한 잉카 왕조는 1532년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겨우 172명의 스페인 군대에 의해 왕은 붙잡혀 죽고 제국은 멸망당한다. 당시 잉카의 인구는 2,000만이 넘었고 정규군만 8만 명이었다. 아무리 상대가 총으로 무장을 했다 해도, 또 그들이 묻혀가지고 온 천연두와 같은 유럽 전염병에 대한 면역력의 결핍으로 대책 없이 쓰러졌다 해도, 그래봤자 상대는 모두 172명에 불과했다. 저항의 의지만 있었다면 활을 쏴도 됐고, 또 어느 분 말씀맞다나 잉카군사 8만 명이 짱돌을 던져도 반 나절이면 쳐죽일 수 있었다. 천연두와 같은 전염병에 당했다는 말에 언뜻 설득력이 실..
-
북 아메리카의 유명 천문대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18. 5. 6. 02:27
1. 메디슨 휠 천문대 유적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랜 천문대 유적은 어디 있을까? 흔히 중미의 마야 유적이나 남미의 잉카 유적을 떠올릴 법하나 놀랍게도 그 유적은 캐나다에 존재한다. 아래의 캐나다 앨버타에 위치한 메이요빌 메디슨 휠(Majorville Medicine Wheel)이 그것인데, 만들어진 연대는 자그만치 5000년 전이다. 이집트 피라미드가 만들어진 시기보다 빠르다.(헐~ 그리고 이보다 연대는 뒤지지만 북미 대륙에는 이와 같은 유적이 수십 개라고) 처음에 그것은 그저 단순한 오래된 돌무지 정도로 취급받았으나, 미국 콜로라도 주 볼더(Boulder)에 있는 보다 구체적인 모양의 빅호른(Bighorn) 돌무지가 고대 천문대로 밝혀지며, 따라 주목을 받게 되었다. 2011년 7월 이것을 처음 ..